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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현실에 인공지능 사용 꺼리는 여성들

백조히프 2025. 5. 28. 08:06

 

오마이뉴스

 

무서운 현실에 인공지능 사용 꺼리는 여성들

 

[지구여락실]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딥페이크 음란물... "인공지능 불신 여성들, 성별 임금 격차 악화될 수도"

25.05.27 14:08 | 최종 업데이트 25.05.27 14:08 | 정창(chang.jung)

 
평등은 경제 영역에도 해당하는 문제입니다. 한정된 재화를 어떻게 분배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성평등은 국경을 넘나드는 문제입니다. 지구촌 여성 경제 분야 소식(女)을 우리나라로 잇겠습니다(絡).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열린 법안 서명식에서 '테이크 잇 다운 법'에 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영부인 ⓒ Yuri Gripas/Abaca Press/T

 
"충분히 자격 있으니까 당신도 사인해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벤지 포르노와 딥페이크 음란물의 유포를 처벌하는 법안에 지난 19일 서명했다.

삭제하라는 의미의 '테이크 잇 다운(Take It Down)'으로 불리는 이 법안(S.146)은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과 에이미 클로버샤 민주당 상원의원이 발의했다. 특히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은 로비 및 홍보 활동으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법안 서명식에서 멜라니아 영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권유로 법안에 직접 서명하기도 했다.


'테이크 잇 다운 법'이란?


'테이크 잇 다운 법'은 은밀한 사진 또는 영상을 동의 없이 고의적으로 유포하거나 이를 사용해 협박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리벤지 포르노'라고 불리는 동의 없는 사적인 이미지 유포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합성한 성적 허위 시각물인 '딥페이크 음란물'의 피해자 대다수가 젊은 여성인 만큼 이는 온라인 공간에서 여성의 안전을 위한 법이기도 하다.

법을 위반할 경우 벌금 또는 최대 2년의 징역에 처할 수 있으며, 미성년자의 이미지가 포함되면 더 강한 처벌을 받게 된다. 또한 본 법안에 따르면, 웹사이트 및 소셜미디어 등 플랫폼 기업은 피해자로부터 삭제 요청을 받은 뒤 48시간 이내에 게시물과 복사물을 삭제해야 한다. '테이크 잇 다운 법'은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테크 기업의 지지 또한 받고 있다.

'테이크 잇 다운 법'은 409(찬성)대 2(반대)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지난 4월 28일 하원을 통과했다. 이미 많은 주에서 딥페이크 음란물과 리벤지 포르노의 유포를 금지하고 있지만, 연방 당국이 인터넷 기업을 규제하는 드문 사례라고 AP뉴스는 소개했다. 법안 서명식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이 법안을 "연방법으로는 최초"라고 소개하며 "퍼스트레이디(영부인)의 최우선 과제"였다고 전했다.


법안 통과를 위한 멜라니아 영부인의 로비 전략


3월 4일 캐피톨 힐에서 딥페이크 음란물의 피해자와 함께 라운드테이블 진행한 멜라니아 영부인(맨 오른쪽) ⓒ FOX News

 
멜라니아 영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시작부터 '테이크 잇 다운 법'을 지지해 왔다. 그는 지난 3월 4일 딥페이크 음란물의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을 워싱턴 캐피톨 힐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에 초대해 문제의 심각성과 법안의 필요성을 알렸다. 다음날 멜라니아 영부인은 이들을 미국 하원 회의장에도 초대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중 법안을 언급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백악관 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멜라니아 영부인은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입법 과정에 국회의원들을 지속적으로 참여시키는 등 활발한 로비 활동을 펼쳤다. 법적인 효력이 없음에도 멜라니아 영부인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법안에 서명한 것만 봐도 그의 기여도가 상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법안 서명식에서 멜라니아 영부인은 "인공지능과 소셜미디어는 다음 세대에게 마치 디지털 캔디 같습니다. 달콤하고 중독적이며 인지발달에 영향을 끼치죠"라며 "하지만 설탕과는 다르게 이러한 기술은 무기로 바뀔 수 있고 생각을 형성하며 안타깝게도 감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법안 통과를 "온라인 착취에서 아이들을 지키는 국가적 승리"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신뢰도에도 존재하는 성 격차...딥페이크 때문에 인공지능과 거리 두는 호주 여성들


2025 테크놀로지, 미디어, 텔레커뮤니케이션 전망 보고서 ⓒ 딜로이트 호주지사

 
회계기업 딜로이트의 호주지사는 '2025 테크놀로지, 미디어, 텔레커뮤니케이션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인공지능 신뢰도에 눈에 띄는 성 격차가 예측된다고 지난 28일 발표했다.

2025년 남성은 70%가 생성형 인공지능을 신뢰하고 일터에서 이를 활용하는 반면 여성은 겨우 50%가 인공지능을 신뢰한다고 답할 것이라 내다본 결과다.

이는 2024년 1,000명의 호주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를 기반한 것으로, 작년에는 남성은 70%가 그리고 여성은 43%가 생성형 인공지능을 신뢰한다고 답한 바 있다.

딜로이트는 이러한 신뢰도의 차이를 '인공지능 신뢰도 성 격차'라고 명명하고 있다. 여성이 인공지능을 신뢰하지 않고 사용을 꺼리는 이유를 '딥페이크 음란물과 같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여성을 겨냥하는 폭력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비 맥코노치(Bec McConnochie) 딜로이트 호주지사 국가 산업 및 부문 총괄은 '생성형 인공지능 신뢰도 성 격차를 주목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기고글을 지난 6일 <더 오스트레일리안>에 실으며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더 높은 확률로 인공지능과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그는 딥페이크를 사용한 폭력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며 이는 90% 넘게 여성을 겨냥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 생산형 인공지능 기술을 신뢰하지 않고 사용을 꺼리는 건 생산성과 경쟁력 측면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맥코노치 총괄은 "이러한 현상이 우려되는 이유는 빠른 속도로 인공지능 문해력과 숙련도가 일터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며 "여성이 뒤처지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성별 임금 격차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가정용 컴퓨터로 단 15분 만에 만들 수 있는 딥페이크 음란물..."안전장치 시급"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 웹사이트 갈무리 ⓒ Oxford Internet Institute

 
실제,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Oxford Internet Institute)는 딥페이크 이미지를 생성하는 도구가 최근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7일 발표했다. '요구에 따라 즉시 공급되는 딥페이크(Deep Fake on Demand)'라는 연구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부터 1500만 건 이상의 딥페이크 생성 프로그램이 다운로드 됐고 이 때문에 동의받지 않은 사적인 이미지가 빠른 속도로 생성됐다고 한다.

연구소는 딥페이크 이미지가 너무 쉽게 만들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20장의 사진만 있으면 일반 가정용 컴퓨터를 사용해 다양한 딥페이크 모델 변형(딥페이크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인공지능 모델의 여러 종류를 뜻함)을 15분 이내로 생성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딥페이크 이미지의 96%가 여성을 겨냥한다는 사실이다. 딥페이크 음란물의 피해자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예인부터 적은 팔로워를 보유한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까지 다양했다.

본 연구를 이끈 윌 호킨스(Will Hawkins)는 보다 강력한 안전장치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교 학보사 <처웰>을 통해 "먼저 플랫폼 기업은 동의 없이 제작되는 사적 이미지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생성될 예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모델 변형을 찾아서 제거해야 한다"라며 "더 나아가 (플랫폼 기업은) 식별 가능한 개인의 이미지를 동의 없이 생성하는 모델 변형을 모두 제거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