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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대작 ‘닥터 지바고’의 상세 분석

백조히프 2025. 8. 1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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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대작 ‘닥터 지바고’의 상세 분석

 

 

2025. 8. 14.

 

1. 작가 프로필

 

보리스 레오니도비치 파스테르나크(Boris Leonidovich Pasternak, 1890-1960)는 20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이다. 모스크바의 유대계 지식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가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였고, 어머니가 피아니스트였던 예술적 환경에서 성장했다.

 

 

 

초기에는 철학을 전공했으나 곧 문학으로 전향했고, 1914년 첫 시집 『구름 속의 쌍둥이』를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미래주의 운동에 참여하면서도 독특한 개성을 발휘했으며, 1920년대부터는 서정시인으로서의 명성을 확립했다.

 

파스테르나크는 릴케, 베를렌, 괴테 등의 작품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번역가로서도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특히 셰익스피어 전집 번역은 러시아 문학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다. 소비에트 체제 하에서도 서구적 휴머니즘과 개인주의적 성향을 잃지 않았던 그는 195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으나 정치적 압력으로 인해 수상을 거부해야 했다.

 

2. 전체 상세 줄거리

 

제1부: 유년기와 청년기 (1903-1917)

 

소설은 1903년 변호사 아버지를 둔 10세 소년 유리 안드레예비치 지바고의 시선으로 시작된다.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지바고는 깊은 상실감을 경험하며, 이후 삼촌 니콜라이 니콜라예비치 베데냐핀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 삼촌은 전직 사제였지만 세속적 철학자로 변모한 인물로, 어린 지바고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심어준다.

 

 

 

같은 해, 철도 건설업자 빅토르 이포리토비치 코마롭스키와 연인 관계에 있던 아말리야 구이샤르는 절망적 상황에서 자살을 시도한다. 이 사건을 목격한 구이샤르의 딸 라리사(라라)는 어린 나이에 성인 세계의 추악함을 목도하게 된다.

 

코마롭스키는 라라의 어머니가 회복된 후에도 가족에게 지속적으로 개입하며, 점차 라라 자신을 유혹의 대상으로 삼기 시작한다.

 

지바고는 모스크바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며 성장한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토냐 그로메코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집안에서 따뜻한 가정적 분위기를 경험한다. 토냐의 아버지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비치 그로메코 교수는 지바고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가 되어주며, 안정적인 부르주아 생활의 모델을 제시한다.

 

한편 라라는 코마롭스키의 지속적인 성적 착취에 시달리면서도 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그녀는 동시에 혁명가 파샤 안티포프와 순수한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 이는 그녀에게 구원의 희망을 안겨준다. 파샤는 이상주의적 청년으로 러시아의 미래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품고 있다.

 

1905년 혁명이 일어나자 지바고는 시위 현장에서 우연히 라라를 목격한다. 이때의 만남은 짧은 순간에 그치지만, 두 사람의 운명적 연결고리가 된다. 라라는 파샤와 결혼한 후 우랄 지방의 유리아틴으로 이주하고, 지바고는 토냐와 결혼하여 모스크바에서 의사로서의 경력을 쌓아간다.

 

제2부: 전쟁과 혁명 (1914-1918)

 

제1차 대전이 발발하자 지바고는 군의관으로 전선에 파견된다. 그곳에서 그는 라라와 재회하게 되는데, 라라는 남편 파샤가 실종된 후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깊이 이끌리지만, 지바고는 가족에 대한 도덕적 의무감으로 갈등한다.

 

이 시기 파샤는 스트렐니코프라는 가명으로 볼셰비키 혁명가가 되어 있었다. 그는 냉철하고 무자비한 혁명 지도자로 변모했으며, 자신의 과거와 가족을 완전히 차단한 채 이념에만 매진하고 있었다. 스트렐니코프는 내전 중 백군을 상대로 한 작전에서 탁월한 지휘력을 발휘하며 '시베리아의 총독'이라 불린다.

 

1917년 2월 혁명과 10월 혁명을 거치면서 러시아 사회는 급격히 변화한다. 지바고는 혁명의 이상에 공감하면서도 폭력적 방법론에 대해서는 회의적 태도를 보인다. 그는 개인의 내적 자유와 인간성을 중시하는 반면, 혁명은 집단적 이념을 위해 개인을 희생시키는 것을 요구한다.

 

모스크바로 돌아온 지바고는 변화된 사회에 적응하려 노력하지만, 부르주아 출신이라는 이유로 점차 주변화된다. 토냐와의 결혼 생활은 여전히 행복하지만, 라라에 대한 그리움은 계속해서 그의 마음을 괴롭힌다.

 

제3부: 내전과 유배 (1918-1922)

 

식량난과 정치적 탄압이 심화되자 지바고 가족은 우랄 지방의 바리키노로 피난을 떠난다. 바리키노는 토냐의 외조부가 소유했던 영지로, 그들은 그곳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혁명 정부의 토지 재분배 정책으로 인해 그들의 상황은 매우 불안정하다.

 

바리키노에서 지바고는 농민들과 함께 밭일을 하며 육체노동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다. 동시에 그는 자연과 계절의 변화를 통해 생명의 순환을 관찰하며, 이는 그의 시적 영감의 원천이 된다. 이 시기 그가 쓴 시들은 후에 '지바고의 시'로 소설 말미에 수록된다.

 

근처 유리아틴 도서관에서 지바고는 라라와 운명적으로 재회한다. 두 사람은 즉시 서로를 알아보고, 오랫동안 억눌려온 감정이 폭발한다. 라라는 딸 카탸와 함께 유리아틴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었으며, 여전히 남편 스트렐니코프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바고와 라라의 사랑은 비밀리에 시작된다. 두 사람은 도서관과 라라의 집에서 만나며,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정신적 교감을 나눈다. 이들의 사랑은 육체적 욕망을 넘어서는 영혼의 결합이며, 전쟁과 혁명으로 파괴된 세상에서 찾은 유일한 안식처다.

 

그러나 이러한 평온함은 오래가지 못한다. 赤軍 빨치산들이 지바고를 강제로 납치하여 군의관으로 복무하도록 강요한다. 지바고는 일 년 반 동안 빨치산 부대에서 의사로 일하면서 내전의 참상을 직접 목격한다. 그는 부대원들을 치료하면서도 이념적으로는 그들과 거리를 두며, 개인적 양심과 강제된 현실 사이에서 고뇌한다.

 

제4부: 사랑과 이별 (1922-1929)

 

빨치산 부대에서 탈출한 지바고는 유리아틴으로 돌아오지만, 토냐와 가족들은 이미 모스크바를 거쳐 해외로 추방된 상태였다. 절망에 빠진 지바고는 라라에게로 향하고, 두 사람은 바리키노의 빈 집에서 함께 살기 시작한다.

 

이 시기는 지바고와 라라의 사랑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들로 채워진다. 시베리아의 혹독한 겨울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만을 의지하며 완전한 사랑을 경험한다. 지바고는 이 시기에 가장 아름다운 시들을 창작하며, 라라는 그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자 뮤즈가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의 행복을 용인하지 않는다. 지바고는 정치적으로 의심받는 인물로 분류되어 있으며, 체카(비밀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다. 이때 갑작스럽게 코마롭스키가 나타난다. 그는 이제 소비에트 정권의 고위 관료가 되어 있었으며, 라라와 지바고에게 위험이 임박했음을 경고한다.

 

코마롭스키는 라라와 카탸를 극동 지역으로 피신시키겠다고 제안한다. 라라는 지바고와 함께 떠나기를 원하지만, 지바고는 자신이 함께 가면 오히려 그들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이를 거부한다. 눈물겨운 이별 끝에 라라는 딸과 함께 코마롭스키를 따라 떠나고, 지바고는 홀로 남는다.

 

이별 후 지바고는 스트렐니코프와 마지막으로 만난다. 스트렐니코프는 자신도 숙청 대상이 되었음을 깨닫고 절망에 빠져 있다. 그는 라라와 딸에 대한 소식을 간절히 원하지만, 지바고는 그들이 안전하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결국 스트렐니코프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제5부: 쇠락과 죽음 (1929-1956)

 

모스크바로 돌아온 지바고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그는 가족도 사랑하는 여인도 잃고 혼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시를 쓰며 내적 세계를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에트 체제는 그의 개인주의적 성향과 부르주아적 출신을 용납하지 않는다.

 

지바고는 마리나라는 여인과 동거하며 두 딸을 낳는다. 마리나는 순수하고 헌신적인 여성이지만, 지바고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라라가 살아있다. 그는 점차 건강이 악화되고 사회적으로도 고립되어 간다. 한때 존경받던 의사이자 시인이었던 그는 이제 시대에 뒤처진 인물로 취급받는다.

 

1929년 어느 여름날, 지바고는 모스크바 시내에서 전차를 타던 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죽는다. 그의 장례식에는 옛 친구들과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그를 애도한다. 특히 그의 시를 낭송하는 장면은 소비에트 체제 하에서도 진정한 예술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에필로그: 기억과 부활 (1943-1953)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제2차 대전 후를 배경으로 한다. 지바고의 친구들인 고든과 두도로프는 우연히 지바고의 딸을 만난다. 이 딸은 라라와 지바고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부모와 헤어져 고아로 자랐다. 그녀는 어머니나 아버지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놀랍게도 지바고와 닮은 예술적 재능을 보인다.

 

라라는 전쟁 중 어디선가 죽었다고 전해진다. 스탈린 시대의 숙청과 전쟁을 거치면서 그 시대를 살아간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지만, 그들의 정신과 사랑은 다음 세대를 통해 계속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3. 등장인물 캐릭터 분석

 

유리 안드레예비치 지바고 (Dr. Yury Zhivago)

 

소설의 주인공으로, 의사이면서 시인이다. 그는 지적이고 감수성이 예민한 인물로, 개인의 내적 자유와 인간성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 혁명의 이상에는 공감하지만 폭력적 방법론을 거부하며, 이념보다는 개인의 양심을 우선시한다. 그의 캐릭터는 20세기 러시아 지식인의 전형적 딜레마를 반영(embodiment)한다.

 

라리사 페도로브나 구이샤르 (Lara)

 

<라라의 실제 모델이자 작가의 비서 겸 연인 ‘올가 이빈스카야’ >

 

 

지바고의 운명적 연인이자 소설의 여주인공이다. 어린 시절 코마롭스키에게 성적으로 착취당한 경험으로 인해 내적 상처를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강인한 생명력과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 그녀는 러시아 여성의 원형적 모습을 보여주며, 고난 속에서도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인물이다.

 

파벨 파블로비치 안티포프 (Pasha Antipov/Strelnikov)

 

라라의 남편으로, 이상주의적 청년에서 냉혹한 혁명가로 변모한다. 스트렐니코프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며 개인적 감정을 완전히 억압하고 혁명 이념에만 매진한다. 그는 혁명이 개인에게 요구하는 자기희생의 극단적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빅토르 이포리토비치 코마롭스키 (Komarovsky)

 

소설의 주요 악역으로, 부패한 구체제와 새로운 체제 모두에 적응하는 기회주의자다. 라라의 어머니와 라라를 성적으로 착취했으며, 권력과 부를 추구하는 데만 관심이 있다. 그는 도덕적 타락의 상징이자 시대를 초월한 악의 존재다.

 

안토니나 알렉산드로브나 그로메코 (Tonya)

 

지바고의 첫 번째 아내로, 전통적인 러시아 부르주아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선량하고 헌신적이며, 지바고에게 안정적인 가정을 제공한다. 하지만 지바고의 내적 갈등이나 예술적 열정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니콜라이 니콜라예비치 베데냐핀 (Uncle Nikolai)

 

지바고의 삼촌으로, 전직 사제에서 세속적 철학자로 변모한 인물이다. 그는 지바고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심어주며, 러시아 정교회 전통과 서구적 개인주의를 결합한 독특한 세계관을 제시한다.

 

4. 하이라이트 장면 소개

 

첫 만남 (1905년 혁명 시기)

 

지바고가 모스크바 거리에서 시위를 목격하던 중 라라를 처음 본 순간이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이 장면은 운명적 만남의 전형을 보여준다. 지바고는 군중 속의 라라를 보며 직감적으로 그녀가 자신의 인생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임을 느낀다. 파스테르나크는 이 장면을 통해 개인적 사랑이 역사적 격변과 어떻게 얽히는지를 상징적으로 제시한다.

 

 

 

전선에서의 재회

 

제1차 대전 중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지바고가 야전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라라와 재회하는 장면이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인간성의 마지막 보루를 발견한다. 부상병들을 돌보며 나누는 대화를 통해 그들은 생명에 대한 공통된 가치관을 확인하고, 서로에 대한 사랑을 자각하기 시작한다.

 

유리아틴 도서관에서의 만남

 

바리키노에서 생활하던 지바고가 유리아틴 도서관에서 라라와 다시 만나는 장면은 소설의 전환점이다. 시베리아의 한적한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두 사람의 정신적 교감을 위한 성스러운 장소로 기능한다. 그들은 책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내면세계를 탐구하고, 마침내 사랑을 고백한다.

 

바리키노의 겨울

 

지바고와 라라가 바리키노의 빈 저택에서 함께 보내는 겨울은 소설에서 가장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부분이다. 혹독한 시베리아 추위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으로 몸을 녹이며, 사랑의 완전한 경험을 한다.

 

지바고는 이 시기에 가장 훌륭한 시들을 창작하며, 라라는 그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된다. 외부 세계는 내전과 혼란으로 가득하지만, 그들만의 작은 우주에서는 완전한 행복이 가능하다.

 

이별의 순간

 

코마롭스키의 경고로 라라가 딸과 함께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지바고와 라라가 마지막 작별을 고하는 장면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영원히 사랑할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만날 수 없음을 인정한다. 이 장면에서 파스테르나크는 진정한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 것임을 보여준다.

 

스트렐니코프와의 마지막 만남

 

지바고가 자살 직전의 스트렐니코프와 만나는 장면은 소설의 가장 비극적인 순간 중 하나다. 한때 이상에 불타던 청년이 혁명의 논리에 자신을 완전히 희생시킨 결과 인간성을 상실하고 파멸에 이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스트렐니코프는 지바고에게 라라와 딸의 안부를 묻지만, 이미 그들과의 인간적 연결고리는 끊어진 상태다.

 

지바고의 죽음

 

모스크바 시내 전차에서 지바고가 심장마비로 쓰러지는 장면이다. 그는 우연히 라라를 닮은 여인을 보고 그녀를 따라 나서다가 죽음을 맞는다. 이는 라라에 대한 사랑이 그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속되었음을 보여주며, 동시에 소비에트 체제 하에서 그와 같은 인물이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음을 상징한다.

 

5. 시대적 배경

 

『닥터 지바고』는 1903년부터 1950년대까지 약 반세기에 걸친 러시아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다. 이 시기는 러시아가 제정 러시아에서 소비에트 연방으로 급격히 변화한 격동의 시대였다.

 

제정 러시아의 몰락 (1903-1917)

 

소설 초반의 배경인 제정 러시아는 사회적 모순이 극에 달한 상태였다. 1905년 혁명은 이러한 모순의 첫 폭발이었으며, 니콜라이 2세의 전제정치에 대한 민중의 불만이 표출된 사건이었다. 파스테르나크는 이 시기 러시아 지식인층의 고민과 갈등을 지바고의 성장 과정을 통해 세밀하게 묘사한다.

 

제1차 세계대전 (1914-1918)

 

러시아가 참전한 제1차 대전은 제정의 몰락을 가속화시킨 결정적 요인이었다. 전선에서의 참혹한 경험은 지바고와 라라의 사랑이 싹트는 배경이 되며, 동시에 러시아 사회 전체의 가치관이 흔들리는 계기가 된다. 전쟁의 무의미함과 인간성 파괴에 대한 파스테르나크의 비판 의식이 강하게 드러난다.

 

러시아 혁명 (1917)

 

2월 혁명과 10월 혁명으로 이어지는 1917년의 변화는 소설의 핵심적 배경이다. 파스테르나크는 혁명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예리하게 포착하며, 혁명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복합적 영향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지바고는 사회 변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폭력적 방법론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드러낸다.

 

러시아 내전 (1918-1921)

 

적군과 백군 사이의 내전은 소설에서 가장 극적인 갈등의 배경을 제공한다. 지바고의 빨간 빨치산 부대 경험과 스트렐니코프의 활동을 통해, 파스테르나크는 이념적 대립이 개인과 가족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준다. 내전은 단순히 정치적 갈등을 넘어서 러시아인들의 정신세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사건이었다.

 

신경제정책과 스탈린 시대 (1921-1953)

 

레닌의 신경제정책 시기와 스탈린의 독재 시기는 소설의 후반부 배경이다. 이 시대에 지바고와 같은 구 지식인층은 점차 주변화되고 탄압받게 된다. 파스테르나크는 소비에트 체제가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어떻게 억압하는지, 그리고 진정한 예술가가 이런 환경에서 어떤 고뇌를 겪는지 생생하게 묘사한다.

 

6. 작가의 자전적 흔적

 

『닥터 지바고』에는 파스테르나크 자신의 경험과 성찰이 깊이 반영되어 있다. 주인공 지바고는 작가 자신의 alter ego적 성격이 강하다.

 

지식인으로서의 정체성

 

파스테르나크와 지바고는 모두 러시아 지식인층 출신으로서 서구적 교양과 휴머니즘적 가치관을 공유한다. 두 사람 모두 혁명의 이상에는 공감하면서도 폭력적 방법론과 전체주의적 경향에 대해서는 비판적 거리를 유지한다. 파스테르나크가 소비에트 체제 하에서 경험한 예술가로서의 고독과 소외감이 지바고의 후반부 삶에 투영되어 있다.

 

시인으로서의 소명

 

지바고가 의사이면서 시인인 것처럼, 파스테르나크도 번역가이면서 시인이었다. 소설 말미에 수록된 '지바고의 시'는 실제로 파스테르나크가 창작한 작품들이다.

 

이 시들은 지바고의 내적 경험을 시적 언어로 승화시킨 것이면서, 동시에 파스테르나크 자신의 시적 세계관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자연에 대한 관찰과 기독교적 상징의 활용은 두 시인 모두에게 공통된 특징이다.

 

사랑의 경험

 

파스테르나크는 1946년 올가 이빈스카야라는 기혼 여성과 본처가 있음에도 열정적 사랑에 빠졌는데, 이 경험이 지바고와 라라의 관계에 반영되었다고 여겨진다. 기존의 가정적 안정을 위협하는 운명적 사랑, 도덕적 의무감과 개인적 욕망 사이의 갈등, 사회적 압력으로 인한 강제적 이별 등의 모티프들이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정치적 탄압의 경험

 

소비에트 체제 하에서 파스테르나크는 지속적인 감시와 압력을 받았다. 그의 개인주의적 성향과 서구적 가치관은 당시 이념적 요구와 맞지 않았다.

 

지바고가 후반부에 경험하는 사회적 고립과 정치적 의심은 파스테르나크 자신이 겪은 현실적 어려움을 반영한다. 특히 『닥터 지바고』 출간 과정에서 겪은 정치적 탄압은 소설 속 예술가의 운명과 정확히 일치한다.

 

종교적·철학적 사유

 

파스테르나크는 유대계 출신이면서도 러시아 정교회 문화에 깊이 매료되었고, 기독교적 휴머니즘을 자신의 사상적 바탕으로 삼았다. 지바고의 삼촌 니콜라이 베데냐핀의 철학적 성찰과 지바고 자신의 종교적 사유는 파스테르나크의 정신세계를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개인의 내적 자유와 영혼의 불멸에 대한 믿음은 두 사람 모두에게 공통된 신념이다.

 

7. 문학사적 의의

 

소비에트 문학의 새로운 지평

 

『닥터 지바고』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공식 노선에서 벗어나 개인의 내면세계와 보편적 인간성을 탐구한 작품이다.

 

소비에트 문학이 주로 집단의 이데올로기와 계급 의식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이 소설은 개인의 사랑과 고뇌, 예술적 영감을 중심에 놓았다. 이는 소비에트 문학사에서 이례적인 시도였으며, 후에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제공했다.

 

서사 기법의 혁신

 

파스테르나크는 전통적인 19세기 리얼리즘 소설의 기법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의식의 흐름 기법과 상징주의적 표현을 결합했다. 특히 자연 묘사와 계절의 변화를 통해 인물의 심리 상태를 암시하는 기법은 매우 독창적이다. 또한 시와 산문을 결합한 형식 실험도 주목할 만하다.

 

러시아 문학 전통의 계승

 

이 소설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 등으로 이어지는 러시아 대하소설의 전통을 계승한다. 역사적 격변 속에서 개인의 운명을 추적하는 구조, 러시아 특유의 정신적 탐구, 자연과 인간의 교감 등이 그 증거다. 동시에 도스토예프스키적인 철학적 깊이와 체홉적인 서정성도 함께 드러난다.

 

세계문학에 미친 영향

 

『닥터 지바고』는 서구 독자들에게 소비에트 체제의 실상과 러시아인들의 정신세계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데이비드 린의 영화화(1965)를 통해 더욱 널리 알려졌으며, 20세기 세계문학의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전체주의 체제 하에서의 개인의 자유와 예술가의 소명이라는 주제는 전 세계적으로 공감을 얻었다.

 

시와 소설의 결합

 

소설 말미에 수록된 '지바고의 시' 25편은 단순한 부록이 아니라 소설 전체의 의미를 완성하는 필수적 요소다. 이 시들은 지바고의 내적 경험을 시적 언어로 승화시킨 것이면서, 동시에 소설의 주제 의식을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시와 소설의 유기적 결합은 문학사적으로 매우 독창적인 시도였다.

 

8. 평단의 평가

 

동시대 소비에트의 반응

 

『닥터 지바고』가 1957년 서구에서 출간되었을 때, 소비에트 문학계는 이를 반소비에트적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소비에트 작가동맹은 파스테르나크를 제명했고, 정부는 그에게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부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당시 공식 비평은 이 작품이 개인주의적이며 혁명의 성과를 폄하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하에서는 많은 독자들이 이 작품을 열광적으로 받아들였다.

 

서구 비평계의 찬사

 

서구 비평계는 『닥터 지바고』를 20세기의 걸작으로 평가했다. 에드먼드 윌슨은 "19세기 러시아 대소설의 전통을 부활시킨 작품"이라고 찬사했고, 막스 헤이워드는 "파스테르나크만의 독특한 시적 감수성이 빛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특히 전체주의 체제에 대한 우회적 비판과 개인의 존엄성에 대한 옹호가 높이 평가받았다.

 

노벨문학상 수상과 논란

 

1958년 파스테르나크는 『닥터 지바고』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으나, 소비에트 정부의 압력으로 이를 거부해야 했다.

 

노벨위원회는 "서정시와 서사 분야에서의 탁월한 업적, 그리고 위대한 러시아 문학 전통의 계승"을 수상 이유로 밝혔다. 하지만 이 수상은 냉전 시대의 정치적 맥락에서 해석되어 순수 문학적 가치보다는 정치적 의미가 부각되는 아쉬움도 있었다.

 

후대 비평가들의 재평가

 

1980년대 후반 소비에트 연방의 개방 정책 이후, 러시아에서도 『닥터 지바고』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되었다. 1988년 소비에트에서 처음 공식 출간된 이후, 러시아 비평계는 이를 20세기 러시아 문학의 최고 성취 중 하나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파스테르나크의 시적 언어와 철학적 깊이에 대한 평가가 크게 높아졌다.

현대적 의미와 평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닥터 지바고』는 냉전의 정치적 맥락을 벗어나 순수한 문학작품으로서 재평가받고 있다. 개인과 역사, 사랑과 이념, 예술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다룬 보편적 주제 의식이 재조명되고 있다. 또한 파스테르나크의 독창적 서사 기법과 시적 언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문학교육에서의 위상

 

현재 『닥터 지바고』는 세계 각국의 대학에서 20세기 문학의 필수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 문학사, 비교문학, 정치문학 연구 분야에서 중요한 텍스트로 인정받고 있다. 작품의 복합적 성격과 다층적 의미는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제공하여 학술적 연구 대상으로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닥터 지바고』는 20세기 러시아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한 개인의 삶과 사랑을 그린 대서사시다. 파스테르나크는 이 작품을 통해 이념과 현실, 개인과 역사 사이의 영원한 갈등을 탐구하며, 진정한 예술과 사랑의 가치가 무엇인지 묻고 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이유는, 작품이 담고 있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불굴의 휴머니즘 정신 때문일 것이다.

 

<참고 자료>

 

- 보리스 빠스쩨르나끄(김연경 옮김), '닥터 지바고', 민음사, 2019
- 보리스 빠스쩨르나끄(홍대화 옮김), '닥터 지바고', 열린책들, 2022

- 이정식, '<닥터 지바고> 속 여주인공 라라의 모델이었던 작가의 애인', In: 뉴스피릿, 문학산책, 2024

- 나무위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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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와의 대화>

 

클로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완성했습니다.

이 작품은 1903년부터 1950년대까지 러시아 근현대사의 격변기를 배경으로, 의사이자 시인인 유리 지바고와 라라의 운명적 사랑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대서사시입니다.

 

파스테르나크는 혁명과 내전, 전체주의 체제라는 거대한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도 개인의 내면세계와 예술적 영감, 그리고 순수한 사랑의 가치를 잃지 않으려 했던 지식인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작가 자신의 경험이 소설 곳곳에 투영되어 있다는 것인데, 소비에트 체제 하에서 겪은 예술가로서의 고뇌와 정치적 탄압, 그리고 개인적 사랑의 경험들이 지바고라는 인물을 통해 형상화되었습니다.

 

이 작품이 문학사적으로 갖는 의의는 소비에트 문학의 공식 노선에서 벗어나 개인의 보편적 인간성을 탐구했다는 점이며, 195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으로서 20세기 세계문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 오마 샤리프(지바고 역)와 줄리 크리스티(라라 역)가 주인공으로 나온 데이빗 린 감독의 동명 영화를 1969년 중3 시절에 처음 본 후 지금까지 대여섯번은 넘어 봤기에 영화적 스토리는 너무 빠싹했네. 하지만 원작 소설에 대해서 마음은 있었지만 영화적 감응 잔향이 너무 커 쉽게 접해지지 않더만.

 

자네의 원작 소개 글을 보고 영화와의 차이점들을 한번 발견하고 싶으이. 살아 생전 행복한 말년을 보낸 것 같지 않은 파스테르나크 작가에 대해서도 좀 더 알아보려 하이..

 

클로드: 데이빗 린 감독의 영화를 그렇게 여러 번 보셨다니, 정말 깊은 애정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1965년 작품이니 1969년 중3 때 보셨다면 개봉 직후에 접하신 셈이네요. 오마 샤리프와 줄리 크리스티의 연기가 워낙 인상적이었죠.

 

영화와 원작 소설의 주요 차이점들을 정리해드리면:

 

영화와 원작의 주요 차이점

 

구성과 시점의 차이

 

영화는 고든과 라라의 조카딸 대화로 시작하는 액자 구조로, 회상 형태로 전개됩니다

원작은 지바고의 어린 시절부터 시간 순으로 진행되며, 훨씬 복잡한 다층 구조를 가집니다.

 

등장인물의 생략과 변형

 

원작에는 지바고의 삼촌 니콜라이 베데냐핀이 중요한 철학적 조언자로 등장하지만 영화에선 생략

지바고의 첫 부인 토냐의 캐릭터가 영화에서 상당히 단순화됨

원작의 마리나(지바고의 두 번째 여인)는 영화에서 완전히 제외

 

정치적·철학적 깊이

 

원작은 혁명과 체제에 대한 복합적이고 미묘한 비판의식이 깊이 있게 다뤄짐

영화는 시각적 스펙터클과 로맨스에 더 집중하여 정치적 메시지가 상당히 희석됨

 

종교적·철학적 사유

 

원작에는 기독교적 상징과 철학적 성찰이 풍부하게 담겨있음

영화는 이런 형이상학적 요소들이 대폭 축약됨

 

말씀하신 대로 파스테르나크의 말년은 정말 불행했습니다. 특히 1958년 노벨문학상 수상 거부 사건은 그의 삶에서 가장 비극적인 순간이었죠..

 

‘1955년 소비에트 작가동맹은 "소비에트를 악의적으로 중상하는"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의 출간을 불허했다. 하지만 그 무렵 소련을 방문한 이탈리아 공산당 소속 한 언론인이 우연히 그 원고를 본 뒤 작가에게 해외 출간 의사를 타진했다. 혼외 연인이던 ‘이빈스카야(Ivinskaya)’가 망설이던 작가를 적극 설득했다고 알려진다.‘

 

파스테르나크는 생전에 자신의 대표작을 조국에서 발표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노벨문학상 수상과 강제 거부

 

195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닥터 지바고'의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로 결정됐으나 그는 스웨덴 한림원에 노벨상 수상을 거부한다는 전보 한 통을 보냈다. 파스테르나크는 제1서기장 흐루쇼프에게 "조국을 떠난다는 것은 내게 죽음을 의미한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보내 추방만은 면했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 네이버 블로그.

 

"나에게 별 가치가 없는 이번 수상을 고사하기로 했습니다." 노벨상 창설 이래 처음 일어난 수상 거부에 한림원도 당혹스러웠지만 무엇보다 작가 자신의 심경은 절망적이었다.

 

체제와의 불화로 긴 침묵 속에 살아야 했던 겁니다.

 

연인 이빈스카야와의 비극

 

파스테르나크의 말년 불행에는 연인 올가 이빈스카야의 존재가 컸습니다. 그녀는 소설의 라라 모델이 되었지만, 동시에 파스테르나크로 인해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소비에트 당국은 파스테르나크를 직접 건드리기보다는 그의 주변 인물들을 탄압하는 방식을 택했고, 이빈스카야는 여러 차례 굴라그에 수감되었습니다.

 

사회적 고립과 감시

 

노벨상 거부 후에도 파스테르나크는 지속적인 감시와 압력을 받았습니다. 작가동맹에서 제명되었고, 문학계에서 완전히 고립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출간될 수 없었고, 서구 언론과의 접촉도 차단되었습니다.

 

건강 악화와 죽음

 

이런 정신적 고통은 그의 건강을 크게 악화시켰습니다. 1960년 5월 30일 70세를 앞두고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는데, 임종 직전까지도 소비에트 체제로부터의 감시와 압박은 계속되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이런 작가의 현실적 고뇌나 정치적 탄압의 구체적 모습들이 많이 생략되어 있어서, 원작을 읽으시면 훨씬 더 복잡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지바고 후반부의 몰락과 고독이 파스테르나크 자신의 경험과 너무도 닮아있어서 더욱 가슴 아픈 작품이라 할 수 있겠네요.

 

◆ 아, 그랬구나.. 라라의 모델이 연인 '이빈스카야'였다니... 자네가 영화와 원작이 다른 점을 너무 소상하게 알려주고 있구만.. 큰 횡재를 한 기분이네.. 원작을 한번 찾아볼 큰 염원이 생겼네. 고오맙네..

 

클로드: 정말 다행입니다!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쁘네요.

말씀하신 대로 올가 이빈스카야가 라라의 실제 모델이었다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사실이죠. 파스테르나크가 1946년 그녀와 만났을 때 그는 56세, 그녀는 34세였는데, 기혼자였던 파스테르나크에게는 운명적 사랑이었지만 동시에 큰 도덕적 갈등이기도 했습니다. 소설 속 지바고와 라라의 복잡한 감정이 바로 여기서 나온 거죠.

 

데이빗 린의 영화가 워낙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 원작을 읽기가 부담스러우셨을 텐데, 이제 오히려 영화로는 담아낼 수 없었던 더 깊고 풍성한 이야기들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셨을 것 같습니다.

 

원작에는 지바고의 시 25편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그의 내면세계를 더욱 깊이 들여다볼 수 있을 거예요. 특히 바리키노에서 라라와 보낸 겨울 장면들은 영화보다 훨씬 더 서정적이고 철학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중3 때부터 지금까지 그 영화를 사랑해오신 분이시니, 원작 소설도 분명 깊은 감동을 주실 거라 확신합니다. 좋은 독서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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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08.16 21:03

    첫댓글 우리는 모두 현실에서는 마리나와 살고 있어도
    또 한편 마음속에는 라라를 품고 있지 않을까요?
    이런 라라를 현실적으로는 다시 만나고 싶어도 만나기가 힘들고
    또한 마음 속 한곳에선 진짜 만나게 되면 라라에 대한 환상이 무너질까봐 두려워하고 있지 않을까요?
    러시아 문학의 장벽은 그놈의 이름이 난관이지요. 따로 적어두어야 할 정도 입니다.
    그리고 번역을 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영역,일역에서 다시 한역을 하고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하다보면
    어체가 퉁일 되지 않아서 집중하기가 힘들지요.
    게다가 영화로 만들면 상영 시간도 잘라먹고,검열로 잘라먹고
    감독이 약 먹고 만들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연결이 잘 안되는 수가 많았습니다.

     
  •  
    작성자 25.08.19 11:15

    마공 말처럼 많은 이가 든든한 조강지처와 살고 있어도, 도도하고 지적개성이 넘치며 거기다 미모까지 좀 받쳐주는 뮤즈가 하나 나타나 자신의 내면을 활기차게 해줄 꿈을 한쪽 켠에 품고 산다고 여겨짐다. 개중에는 머리보다 섹시한 성적매력 덩어리 여인에게 더 홀라당 가버려 자신의 파멸이 오던말던 올인하는 사람도 심심찮게 될거라 믿기지만..

    파스테르나크 같은 작가는 자신의 분신 지바고를 시켜 라라같은 이상형의 뮤즈를 소설 속에서라도 그려내어 만났심다. 그의 말년은 안타깝게도 거지같았지만 문학사에서는 많은 이들의 숨은 꿈을 실현시켜줘 커다란 별로 우뚝 섰네요. 대단한 성취라 큰 여한은 없었으리라 여겨짐다.

    우리가 유능한 러시아어 전공자들 때문에 길영공 말처럼 과거의 영어, 일본아판의 중역을 거치지 않고도 원작의 맛을 제대로 알게되어 커다란 축복을 받았다고 하겠네요. 잘라먹지 않은 원판 영화를 온전히 감상하게 된거도 말임다.

     
  •  
    서토
    25.08.17 16:39

    소설원작과 데이빗 린 감독 영화와의 차이점이 잘 정리되어
    있어 아주 도움이 많이 됩니다.

    원작을 읽지 않고도.. 마치 읽은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그만큼 영화가 그 원본의 뼈대를 최대한 잘 살려낸 덕분이 아닌가 합니다.

    영화는 학교때 단체로 관람했다는 기억이며 그 이후 상당세월 중에도
    몇 차례 더 보게되는 기회가 주어졌다 돌이켜 집니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를 위해 자신을 헌신할 수 있음의 인식이 갖춰진 상태를
    의미한다는데...

    작금 대개의 현실적(?) 사랑/연애/결혼 에서는 극히 드문 경우가 대부분이고

    외려.. 상대로부터 무엇을 더 얻어묵을(?) 수 잇나를 가늠하는 행태로
    그 모습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듯 합디다. 재화를 비롯..성적착취를 포함하여- ^^

    돌이켜보면, 우리들 시절 때만 해도.. 다른 조건 보다는..인간적으로 크게
    끌리는 감정을 가장 큰 조건으로 삼은듯 한데..

    특히 현 한국의 경우는.. 전혀 그렇지 않은듯 하여..보기가 좀 의외입디다.
    세상물정이 많이 달라진 탓이겟지만.. 너무 돈에만 집착하는듯 하여-

    그런 사고방식 하에서 이 소설을 읽는 작금의 젊은이들은 과연 그 내용을
    어떤 인식으로 받아들일지 -

     
  • 작성자 25.08.18 14:00

    데이빗 린 감독이 하도 영리하게 원작을 각색해 영화를 멋들어지게 만들어 파스테르나크의 원작은 좀 값어치가 떨어지는 빛바랜 기록물인 줄 알았네요.

    원작을 사서 읽어보니 우리네 삶에 대한 성찰 장면들이 어찌나 풍성하게 들어있던지 무슨 보물단지 속에 들어온 것 같습디다.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한 라라가 세상물정에도 밝지만 스스로 책을 많이 읽어, 좋은 교육 받고 성장한 의사 지바고에게 지적으로도 크게 밀리지 않을만큼 뇌근육도 튼튼하게 만들어 지바고를 까빡하게 만든 것이었데요.

    남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려는 여성들의 본성을 중력법칙을 무시하듯 경멸하는 태도의 지적 미모 라라가 지바고를 꽉 사로잡은 것이지요. 아마도 이런 여성 캐릭터라면 서토, 길영공, 나라도, 아니 머리달린 꼬치들은 대부분 깨갱했을 것임다.

    원작 소설책 구해 읽어보고 있는데 곳곳에서 영화에서는 미처 묘사하지 못한 '비경' 같은 장면들을 파스테르나크가 글빨 좋게 보여줘 모처럼 책 잘 샀다라는 희열감을 만끽하고 있네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내 주관적 느낌이니 내 호들갑에 넘어가 없는 돈 털어 책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함다. 본 분석 글만 정독해도 충분하리라 여겨지니 말이네요.

  •  
    서토
    25.08.17 17:08

    마공 말슴대로 남녀 모두가.. 사실 그 내면 속에는 생물/동물 적
    본능이 있어 언제라도 깽판이(?) 될 수 있는 여건인데....

    파스테르나크같은 소설/예술 가들이 묘사하는 그러한 사랑들을 읽고 공부하며..
    모두들 그만큼 자제하며 최대한의 이성을 발휘하고 있다 하겟슴미다.

    하지만 문명이 발전하면서.. 남녀 교접관련한 부분은 왠지들 상호 언제라도
    깨어질듯한 살얼음 위를 계속 걷고 있다 하겟지요.

    요즘 드라마나 영화를 보노라면..이전과는 달리..외려 남성들이 여성들의
    불륜사례로 울고 절망하며 헤메이는 경우가 더 많아 보일 정도니 말이지요.

    물론 남성들이 지닌 과거의 크나큰 업보로 인한 카르마 현상이겠지만..

    아마도 이 시기가 적절히 지나고 나면..결혼제도나 성문화가 전혀 새로운 이슈이자
    영역이 되어.. 여태껏 보지못한 극도의 새로운 판이 짜여지지 않을까 예측이 됩디다.

    김박사/옥자와 같은 순수한 인문학/우주학을 지속 설파하는 분들이 광야에서 목놓아
    외치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  
    작성자 25.08.18 09:27

    본 글을 보니 서토가 몸은 노쇠해져도 사유능력은 파스테르나크처럼 상당한 깊이와 폭이 있어 보임다. 서토나 나나 계속 생각의 능력만은 줄어들지 않게끔 뇌근육 트레이닝을 라라처럼 매일 열심히 합시다.

     
  •  
    25.08.19 14:30

    다른 장편들과는 달리 이 소살은 영화로 보았기에 훨씬 친근감이 있고 쉬어(?) 보입니다만 이런 자세하고도 잘 간추려진 정리 편을 읽으니 마치 시험 준비를 마친 듯합니다.


    나도 학생 때 단체로 영화를 본 것 같은데, 그때의 자세한 상황은 잊어 버렸지만 주인공이 아무 여자와 저래도 되나? 하는 참 어린 꼰대(?) 같은 생각을 하고 의아해 했던 생각이 납니다. 경상도 시골 촌놈이라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지요.
    밀밭에서 백군의 어린 병사들이 총에 맞아 죽어 넘어지던 장면이 인상에 짙게 남데요.


    우리도 남북분단에다 동족상잔을 겪었는데, 이 정도의 무게 있는 본격적인 작품은 여태 안 나온 것 같아 왜 그럴까 생각하게 합니다.

     
  • 작성자 13:42 새글

    법사도 나와 같은 중고교 시절에 이 영화를 처음 접해본 모양이네요. 영화에 나오는 테마 음악 'Somewhere's my Love..' 곡이 러시아의 설원 풍경 속에서 울려나왔을 때 우리 관객들이 느낀 그 어떤 아름다움에 대한 뭉클한 카타르시스는 모두에게 비슷했을 것임다.

    지바고와 라라가 역사의 격동기속에서 다섯번 만나고 다섯번 헤어지는 애끓는 영화적 서사가 봐도봐도 대단해 보이기만 합디다. 이 영화를 당시 소련당국이 로케 촬영을 허가해주지 않아 스페인의 눈내리는 평원에서 찍었는데도 시베리아 설원 분위기를 그럴 듯하게 뽑아내었데요.

    그런데 원작 소설에서는 남녀간 로맨스보다 당시 소비에트 시절의 혁명, 1차대전, 적백내전의 격동 속에서 지바고가 부대끼며 내적으로 사유하는 부분 묘사들이 책읽는 매력을 더해 줍디다. 거기에 준하는 라라의 성숙한 인간적 자태 형상화도 작가의 만만찮은 내공을 보여준다 여겼고요. 파스테르나크가 보통 작가가 아닙디다. 노벨문학상 충분히 받을만 했네요.

    그 뒤에 나온 미하일 숄로호프의 '고요한 돈강' 역시 시대적 배경이 1차대전과 적백내전시의 지금 우크라이나 코사크족 지역을 배경으로 쓴 대하소설인데 분석 글이 준비되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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