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야구팬들 응원 이어진 2부작 다큐 <미쳤대도 여자야구>
김현아(포수), 김라경(투수), 박주아(유격수)의 미국 여자 프로야구 WPBL 도전과 아시안컵 대회 다뤄
26.01.12 11:52 | 최종 업데이트 26.01.12 11:52 | 김상화(steelydan)

한국 선수가 미국 프로야구 무대에 입성했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닌 3명씩이나! 물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메이저리그(MLB)의 이야기는 아니다. 올해 8월 개막하는 미국여자 프로야구 WPBL (Women's Pro Baseball League)에 당당히 입성한 김현아(포수)-김라경(투수)-박주아(유격수) 3인방이 그 주인공이다.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서 여성 선수들의 맹활약은 이제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런데 단 하나의 종목에서 만큼은 예외가 존재했다. 다름아닌 야구. 종주국 미국에서조차 영화 <그들만의 리그>를 통해 소개된 전미 여자 프로야구 리그(All-Americal Girls Professional Baseball League, AAGPBL, 1943~1954)를 끝으로 여자야구는 학생 클럽 스포츠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WPBL의 출범과 더불어 70여년 만에 다시 기지개를 편 미국 여자프로야구에 과감히 한국인 선수 3명이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 과정을 거쳐 당당히 현지 프로팀에 입단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4일과 11일에 걸쳐 방영된 SBS 2부작 다큐멘터리 <미쳤대도 여자야구>는 말 그대로 야구에 미친 여성 선수 3인의 무모할 수도 있는 도전기를 다뤄 야구팬들에 색다른 감흥을 선사했다.
미국 여자 프로리그 도전장 내민 3인방

지난해 8월 김현아-김라경-박주아 등 야구대표팀 주축 3인방은 과감히 WPBL 트라이아웃에 과감히 지원서를 제출했다. 일본에서 선수로 활약 중인 김라경은 현지 접골원 보조 일을 병행하면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서울대 출신 선수"라는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지만 직업으로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없다보니 이처럼 쉽지 않은 고생길을 자처한 것이다.
박주아, 김현아 또한 비슷한 처지였다. 학업과 야구를 병행하는 강행군 속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프로는 고사하고 실업팀 조차 없다보니 그들 앞에 놓인 현실은 말 그대로 가시밭길에 가까웠다. 그러던차에 들려온 WPBL의 출범은 말 그대로 가뭄 속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몰려든 300명이 총 이틀간 치른 테스트에서 3인방은 모두 체격 조건이 뛰어난 현지선수들을 제치고 2차 테스트 진출에 성공했고 이후 진행된 드래프트를 통해 각각 보스턴(김현아 1라운드 전체 4순위), 뉴욕(김라경 1라운드 전체 11순위), 샌프란시스코(박주아 2라운드 전체 33순위)에 지명되는 기쁨을 만끽했다(각 팀 명은 결정되지 않았고 LA 등 4개 연고지 4개팀의 출범만 확정된 상태다. 리그는 매주 2경기씩 치르는 방식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 기자말)
만만찮은 일본-대만 야구의 벽

지난 11일 방영된 <미쳤대도 여자야구>의 두 번째 편은 지난해 11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5 여자야구 아시안컵 대회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꾸며졌다. 2년 주기(코로나로 2021년 미개최)로 열리는 이 대회는 늘 '일본 1위+대만2위'가 고착화될 만큼 양국의 실력은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를 압도해왔다.
특히 세계랭킹 1위 일본은 남자 야구 못지않게 고교팀들이 전국 각지에 있을 만큼 엄청난 저변을 자랑하면서 아시아 여자야구 최강의 전력을 과시하는 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어찌보면 미국 프로야구 트라이아웃 이상의 '무한도전'에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뛰어든 셈이었다. 안타깝게도 이번 대회에서도 일본의 벽은 너무나 두터웠다. 2대11 콜드게임 완패.
대만(세계 랭킹 2위)과의 경기는 두고 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역대 전적에서 늘 열세에 놓인 한국팀이었지만 이번엔 경기 중반 한때 우세를 점하면서 승리를 맛보는듯 했지만 6대8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뒤이어 치른 3, 4위전에선 슈퍼라운드 당시 대승을 거뒀던 홍콩에게 5대6, 한 점 차로 패하면서 다음을 기약했다.
이제는 당당한 프로야구 선수

여타 비인기 종목 못잖게 여자야구 역시 스포츠에 대한 애정 하나만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의 열정 덕분에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 이제는 생계도 걱정해야 할 나이의 선수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서만큼은 메이저리거 부럽지 않은 마음가짐으로 모든 역량을 야구에 쏟아 부었다.
비록 우승과는 여전히 거리가 먼 전력이지만 후회없는 경기를 펼쳤고 미국 무대 진출이라는 소망도 이룰 수 있었다. 그저 야구가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들의 미친 도전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미쳤대도 여자야구>는 이렇듯 미국 프로야구 트라이아웃, 아시안컵 등 2가지 굵직한 행사를 중심으로 그 속에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 여자 선수들의 "제대로 야구에 미친" 열정을 영상에 담아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겨줬다. 2부작 짧은 구성 속에서 이들이 처한 냉혹한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은 열정은 고스란히 안방까지 가감없이 전달되었다.
"이제 변명이나 핑계 없이 노력해야 하는 자리에 온 것 같다"(김현아), "1선발이 되고 싶다"(김라경) 등 각자의 소망, 목표를 피력하면서 올해 하반기 새로운 무대에 발을 나란히 내딛는 이들은 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프로야구 선수 김현아-김라경-박주아 입니다!"
이제 그들도 당당한 프로야구 선수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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