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마스가’ 청사진 나왔다…백악관, ‘미 조선업 부활’ 계획 공개
한·일과 조선 협력 명문화
- 수정 2026-02-14 11:45
- 등록 2026-02-14 08: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쇠락한 자국 조선업 부활을 위한 국가 전략인 ‘미국 해양 행동 계획’(America’s Maritime Action Plan·MAP)을 전격 공개했다.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명문화하고, 동맹국 조선소가 계약 초기 물량을 자국 내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미 핵심 협력 사안 중 하나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청사진이 제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문서는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미국 해양 지배력 회복(Restoring America’s Maritime Dominance)’의 구체적인 이행 로드맵이다.
13일(현지시각)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러셀 보트 관리예산국(OMB) 국장 명의로 발표된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한국·일본 등 동맹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명문화한 점이다. 보고서는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해 한국 및 일본과의 역사적인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이른바 ‘브리지 전략(Bridge Strategy)’이다. 동맹국 조선소가 계약 초기 물량을 자국에서 건조하되, 동시에 미국 내 조선소에 직접 자본 투자를 하거나 파트너십을 맺어 궁극적으로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도록 유도하는 구상이다. 당장 대형 선박 건조 능력이 제한적인 미국의 현실을 감안한 과도기적 장치다. 한국 조선사 입장에선 자국 조선소 설비를 활용해 미국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가 마련된 셈이다.
보고서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조선업을 위해 최소 1500억 달러 규모의 전용 투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한미 양국이 확정한 1500억 달러(약 218조 원) 규모의 조선업 투자 약속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한국 해운 및 수출 기업들에 부담 요인도 담겼다. 보고서는 자국 항만에 입항하는 모든 외국 건조 상업용 선박에 대해 수입화물 중량 1㎏당 1센트에서 최대 25센트의 ‘보편적 수수료(Universal Fee)’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외국에서 건조된 선박이 미국 시장 접근이라는 혜택을 누리는 만큼, 자국 해양 역량 복원을 위한 재원 마련에 기여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25센트가 적용될 경우 향후 10년간 약 1조5000억 달러(약 2160조원)의 세수가 창출될 수 있으며, 이는 새로 신설되는 ‘해양 보안 신탁 기금(Maritime Security Trust Fund·MSTF)’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대미 수출량이 많은 국가를 대상으로 미국행 컨테이너 화물의 일정 비율을 점진적으로 미국 자격 요건을 갖춘 선박으로 운송하도록 요구하는 ‘미국 해양 우선 요건(USMPR)’ 신설도 추진된다. 사실상 미국행 화물 운송을 미국 선박에 일정 부분 할당하겠다는 구상으로, 한국산 수출품을 운송하는 국적 선사와 주요 수출 기업들에는 운임 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대중국 조치는 일시적으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가 진행해 온 중국 해운·물류·조선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30일 양국이 합의에 이르렀다. 합의에 따라 중국은 미국의 대응 조치에 대한 자국의 보복 조치를 철회하고 해운 관련 제재를 해제하기로 약속했으며, 미국은 지난해 11월 10일부터 1년간 자국의 대응 조치를 유예했다. 다만 이번 행동계획이 전반적으로 중국 의존 축소와 공급망 재편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전술적 유예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도 미국 정부 화물의 자국 국적선 운송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국제 항로를 운항하는 ‘전략 상선단’을 신설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상선과 군수 수송을 연계해 전시 동원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북극 항로 전략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빙하 해빙으로 북극해 항행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을 전략적 기회로 규정하고, 쇄빙선 확충과 군사 인프라 현대화, 해저 자원 개발 지원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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