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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팡’처럼 ‘탈아마존’ 가능할까…“트럼프에 저항할 강력한 무기”

백조히프 2026. 2. 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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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탈팡’처럼 ‘탈아마존’ 가능할까…“트럼프에 저항할 강력한 무기”

 

미국 이민단속 반대 움직임이
빅테크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지만
실생활 밀착 기업들 불매 쉽지 않아

 
  • 수정 2026-02-15 14:01
  • 등록 2026-02-15 13:42
지난달 30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단속국 반대(ICE Out) 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러네이 굿, 앨릭스 프레티 등이 사망한 뒤 미니애폴리스 시민들은 지속적인 이민단속국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니애폴리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이민단속 반대 시위가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하는 빅테크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여러 기업들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이하 이민단속국)과의 거래를 끊고 있는 가운데 벌어지는 일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이민단속국에 협력하는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불매 운동이 시작됐다.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교수가 시작한 ‘저항하라, 구독을 끊어라’ 운동이다. 이 운동은 “트럼프에 저항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2월) 한 달 간 지속될 전국 경제 파업, 즉 아이티(IT) 기업과 이민단속국을 지원하는 기업들을 겨냥한 조직적 캠페인”이라는 인식에서 시작됐다.

 

학생들에게 마케팅을 가르치는 갤러웨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민들의 분노나, 법원, 언론에는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그는 오직 한 가지에만 반응한다. 바로 시장”이라고 못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융 시장이 압박을 받을 때에는 정책 방향을 바꿔 왔다는 것이다. 그린란드 침공을 거론하며 유럽 8개국 관세 부과를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섰던 것도 뉴욕 월가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트럼프 지지하는 빅테크, 한달만 구독 끊자” 운동 

 

이에 갤러웨이 교수는 여러 기업 가운데서도 성장 둔화가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10여개 기업을 뽑아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4일 하루에만 이 운동 웹사이트(www.resistandunsubscribe.com)의 순방문자 수가 25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이번에 구독 중단 대상이 된 기업은 아마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파라마운트플러스, 메타, 우버, 넷플릭스, 오픈에이아이, 엑스 등이다.

 

트럼프 2기 집권 뒤 여러 차례의 불매 운동이 일어났다. 무역 갈등을 겪어 온 캐나다에선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졌다. 트럼프를 지지하며 정부효율부 수장을 지냈던 일론 머스크에 대한 반발로 테슬라 차량 불매 운동도 거셌다. 디즈니가 백악관의 압력으로 ‘지미 키멀 라이브’ 방송을 중단하자 디즈니플러스와 훌루 고객들이 대거 구독을 취소했고, 결국 디즈니는 방송을 다시 재개한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저항하라, 구독을 끊어라’ 운동은 기존의 불매 운동보다도 한층 어려운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생활에 밀착해 있는 빅테크 기업을 이용하지 않기가 너무나 어려운 까닭이다. 루시 앳킨슨 텍사스 오스틴대 교수는 엔피알(NPR)과의 인터뷰에서 “일상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빅테크 기업을 거부하라고 요구하기란 매우 어렵다”며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대안이 있을 때 불매 운동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미국 전자상거래 전반을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과 같은 플랫폼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단, 한 달 만이라도 온라인 서비스를 끊어 본 소비자들이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지속적인 불매 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한달 간 구독을 끊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엔피알에 따르면, 브리태니 트라한(36·오리건주)은 최근 애플을 비롯해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지했고, 할머니가 에이치비오(HBO) 맥스를 해지할 수 있게 도왔다. 리사 섀넌(51·오리건주)은 아마존프라임, 챗지피티, 우버를 끊었다.

 

브라이언 시모어(40·조지아주)는 디즈니+, 에이치비오 맥스 구독을 해지하고, 매장에서의 이민단속을 제대로 막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는 오프라인 업체 홈디포에서의 쇼핑도 중단했다고 밝혔다. 얼마나 여파를 미칠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불만을 충분히 전할 길이 없다고 느끼는 시민들이 택한 저항 수단이다.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에 쌓인 눈과 얼음 더미 뒤로 국회의사당 건물이 보인다. 워싱턴디시/로이터 연합뉴스
 
19일 미국 미네소타 세인트폴에 있는 타깃 매장에서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타깃 쪽이 이민단속 요원이 매장 주차장에 들어와 대기하도록 허용한 데 대해 규탄했다. 세인트폴/AFP연합뉴스
 

 

소비자 대면 기업들은 ‘불매 운동’ 직면… 반감 국외로도 번져

 

이미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기업들은 이민단속국과 거리를 두고 있다. 최근에는 유통업체 타깃이 불매 운동 표적이 됐다. 주민 2명이 이민단속국의 총격에 숨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분노가 커진 가운데, 타깃 쪽이 자사 직원 2명이 매장 내에서 연행되는 것을 방관했다는 이유다. 40일간 타깃을 끊자는 ‘타깃 단식’ 운동이 전개됐다. 시민들이 소금이나 제설제를 산 뒤 즉시 반품하여 기업에 부담을 주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소금이 이민단속국의 약칭과 발음이 같은 얼음(ice)을 녹여버린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직원들도 항의 뜻의 연대 성명을 냈고, 사직한 직원들도 있었다. 애틀랜타, 워싱턴, 시카고, 뉴욕, 필라델피아 등 주요 도시에서 타깃 매장 앞에서 시위가 열렸다. 1일 새로 취임한 마이클 피델케 최고경영자는 직원들에게 “직원과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영상메시지를 보내며 다독여야 했다. 익명을 요구한 타깃 직원들은 비비시(BBC) 인터뷰에서 직원들의 불만과 혼란이 고조되고 있다면서도 “현 행정부 앞에 타깃이 어떻게 맞설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달라스 지역 커피전문점 ‘화이트 라이노 커피’에선 운영 매니저가 이민단속국 요원에게 커피를 할인해 주는 회사 방침에 반대하며 공개적으로 사임했다. 미니애폴리스의 한 유명 레스토랑 체인에서는 이민단속요원 대응 방침을 두고 불만을 품은 직원들이 3일간 파업을 벌였다. 오클라호마시티에서는 부동산 소유주들이 앞으로 이민단속국과는 임대 계약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일도 있었다.

 

이민단속국에 대한 반발은 미국 국경을 넘어 확산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에 본사를 둔 짐 패티슨 디벨롭먼트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창고 부지를 이민단속 지원 시설로 쓰고 싶어하는 미국 국토안보부에 매각하려다, 그룹 전체를 겨눈 국민적인 불매 운동으로 번질 조짐이 보이자 매각을 중단했다. 짐 패티슨 그룹은 미디어, 자동차 판매, 식품 유통, 포장회사, 엔터테인먼트, 금융업까지 수많은 계열사를 꾸린 캐나다 대기업이다.

 

그 외에도 캐나다의 방산업체 로셸은 이민단속국에 장갑차를 지원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훗스위트(Hootsuite)는 이민단속국을 위한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된 시민들이 이들 본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민단속국과 계약해 문제가 된 사업부를 아예 팔아버리는 일도 생겼다. 프랑스의 정보기술회사인 캡제미니는 1일 미국 이민단속국과 거래하고 있는 미국 사업부 ‘캡제미니 정부솔루션’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미국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 타깃 센터에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간 프로농구(NBA) 경기가 치러진 가운데, 관객들을 위한 타임아웃 공연팀이 ‘이민단속국 반대’ 티셔츠를 입고 덩크슛 묘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경기는 원래 24일로 예정됐으나, 미니애폴리스에서 미국 시민인 앨릭스 프레티가 이민단속요원의 총에 맞아 숨지면서 하루 미뤄졌다. 미네소타팀은 경기에 앞서 프레티를 위해 묵념했으며, 침울한 분위기 속에 경기가 치러졌다. 미니애폴리스/이매진이미지스 연합뉴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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