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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중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상세 분석

백조히프 2025. 7. 2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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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중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상세 분석

 

 

2025. 7. 24.

 

1. 작가 프로필

 

이문열(1948~)은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소설가이다. 경상북도 영양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197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압록강은 흐른다」가 당선되면서 등단하였다.

 

이문열은 특히 역사의식과 전통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작품 세계로 주목받았으며, 『젊은날의 초상』, 『금시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변경』, 『영웅시대』 등의 대표작을 통해 한국 소설문학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남성적이고 웅장한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개인의 성장 과정을 통해 시대의 모순과 갈등을 그려내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이문열은 뛰어난 문체력과 심리 묘사 능력으로 인정받으며,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가치 사이의 갈등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삼국지』 번역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2. 전체 상세 줄거리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서술되는 성장소설이다. 화자인 '나'(한병태)가 어른이 된 후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들려주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는 화자가 5학년 때 서울에서 시골로 전학을 가면서 시작된다.

 

화자는 아버지의 전근으로 서울에서 시골의 작은 초등학교로 전학을 가며 낯선 초기의 환경에 적응 어려움을 갖는다. 새로운 학교에서 화자가 처음 목격한 것은 엄석대라는 급우가 반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모습이다. 엄석대는 체격이 크고 완력이 세며, 반 아이들 모두가 그를 '대장'이라 부르며 절대적으로 따르고 있다.

 

 

 

처음에 화자는 서울에서 왔다는 우월의식과 함께 이러한 질서에 순응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엄석대의 권력은 단순한 완력에만 기반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담임선생과도 묘한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반 아이들의 분쟁을 조정하고 때로는 약한 아이들을 보호하는 ‘보안관’ 역할도 했다.

 

다른 한편 그는 또한 아이들로부터 일종의 세금을 거두어들이며, 이를 통해 자신의 권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한다. 담임은 엄석대를 통해 반 질서를 유지하고, 엄석대는 선생의 묵인 하에 자신의 권력을 행사한다. 이런 구조 속에서 질서에 들어오지 않은 열외 아이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억압받는다.

 

화자는 점차 이런 질서에 편입되어 간다. 처음의 반발심과 달리 엄석대의 힘에 굴복하게 되고, 결국 그의 추종자 중 한 명이 된다. 이 과정에서 화자는 자신의 변화를 자각하게 되지만, 그 변화를 막을 수는 없다. 자신의 변화에 대한 불편함을 내재적으로는 느끼면서도 추종의 댓가로 엄석대가 나눠주는 몇몇 특권을 즐기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던 중 새로운 담임선생이 부임해온다. 새 담임은 기존의 권위주의적 교실 운영 방식을 거부하고, 보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방식으로 학급을 이끌어 나가려 한다. 엄석대의 특권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학생을 동등하게 대우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엄석대는 자신의 권력 기반을 잃어간다. 새로운 질서 속에서 그의 완력과 위압은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되고, 다른 아이들도 점차 그에게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이제 그는 점차 고립되어 가며, 한때 절대적 권력자였던 그가 이제는 힘이 한참 빠진 보통의 학생으로 변모해 가는 것이다.

 

소설은 화자가 성인이 되어 이 모든 경험을 되돌아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엄석대의 몰락을 통해 권력의 허상과 인간의 변화 가능성을 목격하게 된다. 동시에 자신이 한때 그런 권력에 굴복했던 과거마저 반성하게 된다. 당시의 경험을 통해 권력의 본질과 인간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3. 주요 등장인물 캐릭터

 

화자(한병태)

 

서울에서 시골로 전학 온 초등학교 5학년 학생으로, 이야기의 관찰자이자 서술자이다. 처음에는 서울 출신이라는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으나, 점차 기존 질서에 순응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성인이 된 후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당시의 경험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반성하는 인물이다. 그는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자신의 내면적 갈등과 성장을 보여주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엄석대

 

작품의 핵심 인물로, 반에서 절대적 권력을 가진 '일그러진 영웅'이다. 덩치가 크고 힘이 세며, 다른 아이들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단순한 폭력배가 아니라 나름의 질서와 논리를 가지고 자신의 권력을 행사한다.

 

때로는 약자를 보호하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억압적 권력의 화신이다. 새로운 질서 앞에서 몰락하는 과정을 통해 권력의 허상을 보여준다.

 

첫 번째 담임선생

 

엄석대와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기존 질서를 묵인하는 인물이다. 편의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보이며, 학급 운영을 엄석대에게 의존하는 무책임한 교육자의 모습을 보인다.

 

새로 온 담임선생

 

민주적이고 평등한 교실을 만들고자 하는 개혁적 인물이다. 기존의 권위주의적 질서를 거부하고 새로운 교육 방식을 도입하려 한다. 엄석대의 권력에 맞서며 변화를 이끌어내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반 아이들

 

엄석대의 권력에 굴복하며 살아가는 일반 학생들이다. 각자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억압적 구조 속에서 자신들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 새로운 질서 속에서 점차 자신들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4. 하이라이트 장면 소개

 

전학 첫날의 충격

 

화자가 새 학교에 전학 와서 처음으로 엄석대의 권력을 목격하는 장면이다. 모든 아이들이 엄석대 앞에서 꼼짝하지 못하고 그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모습을 보며, 화자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질서에 직면한다. 이 장면은 소설 전체의 갈등 구조를 제시하는 중요한 도입부 역할을 한다.

 

화자의 첫 번째 반항과 굴복

 

서울에서 온 자부심을 가진 화자가 엄석대의 권위에 처음으로 도전하지만 결국 굴복하게 되는 장면이다. 이 과정에서 화자는 단순한 완력이 아닌 더 복잡한 권력 구조의 존재를 깨닫게 된다. 자신의 저항이 무의미함을 알게 되면서 점차 기존 질서에 편입되어 가는 내적 변화를 보여주는 핵심적인 장면이다.

 

엄석대의 통치 방식

 

엄석대가 약한 아이를 괴롭히는 다른 아이를 징벌하거나, 반 아이들 사이의 갈등을 해결해주는 장면들이다. 이러한 장면들은 엄석대가 단순한 폭력배가 아니라 나름의 질서와 정의감을 가진 복합적 인물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그의 권력이 어떻게 정당화되고 유지되는지를 드러내는 중요한 대목이다.

 

 

 

세금 징수 장면

 

엄석대가 반 아이들로부터 일종의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장면이다. 이는 그의 권력이 단순한 폭력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이를 당연하게 여기며 순응하는 모습을 통해 권력의 내재화 과정을 효과적으로 그려낸다.

 

새 담임의 등장과 첫 충돌

 

새 담임이 부임하여 기존 질서를 타파하려는 장면이다. 그가 엄석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민주적 방식으로 교실을 운영하려 하자, 기존 질서에 익숙해진 아이들과 엄석대가 당황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 장면은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전환점 역할을 한다.

 

아이들의 각성과 변화

 

새로운 교육 방식 하에서 아이들이 점차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장면들이다. 처음에는 두려워하고 망설이던 아이들이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엄석대의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다. 이는 억압에서 해방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엄석대의 몰락

 

절대적 권력자였던 엄석대가 새로운 질서 앞에서 힘을 잃고 고립되어 가는 장면이다. 한때 그를 따르던 아이들이 등을 돌리고, 그 자신도 변화된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며 점차 평범한 학생으로 전락해간다. 권력의 허상과 인간의 연약함을 동시에 드러내는 감동적인 장면이다.

 

화자의 성찰

 

어른이 된 화자가 과거를 돌아보며 당시의 경험을 반성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장면들이다. 엄석대와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정리하며,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변화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5. 시대적 배경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의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이는 작가 이문열의 실제 경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시기는 한국이 급속한 산업화와 근대화를 겪으면서도 여전히 권위주의적 정치 체제 하에 있던 시대였다.

 

작품 속 시골 학교의 모습은 당시 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교육 현실을 반영한다. 권위주의적 교육 체제, 서열화된 인간관계,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 구조 등이 작은 교실 안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엄석대라는 인물을 통해 그려지는 권력 구조는 당시 한국 사회 전반의 권위주의적 질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서울과 시골의 격차, 도시 문화와 전통적 농촌 문화의 충돌 등도 이 시대의 중요한 특징이다. 화자가 서울에서 시골로 이주하면서 겪는 문화적 충격은 당시 한국 사회의 지역 간 격차를 잘 보여준다.

 

1980년대 초반은 또한 한국 사회가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커지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작품 후반부에 등장하는 새로운 담임선생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의 조짐을 상징하는 인물로 해석될 수 있다.

 

6. 작가의 자전적 흔적

 

이문열은 여러 인터뷰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자신의 실제 경험에 바탕을 둔 작품임을 밝힌 바 있다. 작가 자신도 어린 시절 월북 부친에 대한 연좌제로 인한 집안의 잦은 이사가 불가피해 도시에서 시골로 이주한 경험이 있으며, 이때의 경험이 작품의 기본 골격을 이루고 있다.

 

작가는 특히 엄석대와 같은 인물을 실제로 경험했다고 증언하였다. 새로운 환경에서 만난 절대적 권력을 가진 급우, 그리고 그 권력 구조에 편입되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하여 작품화한 것이다.

 

또한 화자의 내적 갈등과 성장 과정은 작가 자신의 정신적 성장 과정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권위에 대한 반발과 순응, 그리고 최종적인 성찰과 극복의 과정은 이문열 특유의 사상적 여정과 맞닿아 있다.

 

작품 속에 나타나는 교육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 역시 작가 자신의 학교 체험에서 우러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문열은 사범대를 다니며 기간제 교사 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 교육 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작품을 창작할 수 있었다.

 

7. 문학사적 의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1980년대 한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다. 우선 성장소설(Bildungsroman)의 성격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사회 비판적 성격을 강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 작품은 개인의 성장 과정을 통해 사회의 권력 구조와 그 모순을 예리하게 분석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는다. 작은 교실이라는 미시적 공간을 통해 거시적인 사회 문제를 형상화한 것은 탁월한 문학적 성취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1980년대 한국 문학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일상성의 발견'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거대 담론이나 이념적 갈등보다는 일상적 경험 속에서 인간의 본질과 사회의 문제를 탐구한 것이다.

 

문체적으로도 이 작품은 이문열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문체를 잘 보여준다. 1인칭 회상 형식을 통해 거리감을 확보하면서도 생생한 현장감을 유지하는 서술 기법은 많은 후배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아동문학과 성인문학의 경계를 허무는 ‘우화소설’이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어린이의 세계를 다루면서도 성인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보편적 주제를 담아낸 것이다.

 

8. 평단의 평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발표 당시부터 문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으며, 지속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비평가들은 특히 이 작품이 권력의 본질을 날카롭게 파헤쳤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엄석대라는 인물을 통해 권력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며 또 몰락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권력 구조에 대한 은유로 읽힌다.

 

또한 화자의 성장 과정을 통해 인간의 도덕적 선택과 책임 문제를 진지하게 다뤘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권력에 굴복했던 과거를 성찰하고 반성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성숙에 이르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는 것이다.

 

문학 교육적 관점에서도 이 작품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청소년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깊이 있는 주제 의식을 담고 있어, 교육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일부 비평가들은 작품의 결말 부분에서 새로운 질서에 대한 제시가 다소 추상적이라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작품의 핵심적 가치를 크게 훼손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현재까지도 이 작품은 한국 현대문학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며, 권력과 인간, 성장과 성찰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탁월하게 형상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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