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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1914년 포드가 주는 교훈과 해결책 세 가지

백조히프 2026. 2. 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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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AI시대, 1914년 포드가 주는 교훈과 해결책 세 가지

 

AI와 휴머노이드의 약진에 따른 새로운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

 

26.02.07 11:06 | 최종 업데이트 26.02.07 11:07 | 박성호(fhuco)

1부에서 다룬 '아틀라스' 도입에 대한 저항이 기술 변화에 대한 막연한 우려였다면, 2026년 오늘 우리가 마주한 풍경은 이미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사실 2024년까지 이어진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은 팬데믹 특수로 인한 과잉 채용을 정상화하는 '사후 조정' 성격이 강했다. 당시 온라인 수요 폭증에 맞춰 비대해진 조직을 줄이는 과정이었을 뿐, 기술이 인간을 직접 몰아낸 것은 아니었다(관련기사 : 아틀라스의 진격, 우리는 진보의 자격을 갖췄는가 https://omn.kr/2gxi5).

그러나 2025년의 기록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이미 조직 슬림화를 마친 기업들이 또다시 대규모 인력을 내보내는 이유는 더 이상 '과잉 고용' 탓이 아니다. 1~2년간의 테스트를 거쳐 AI라는 완벽한 대체재가 인간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이라는 확신을 얻은 자본이 본격적으로 인력 구조를 재편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마존은 지난달 발 효율성 강화와 AI 시스템 도입을 명분으로 사무직 직원 약 1만 6천 명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 밝혔고(지난해 말 1만 4천명 감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AI 전환을 이유로 기록적인 감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침체 대응이 아니라, 노동의 주체를 인간에서 알고리즘으로 교체하는 '문명적 전환'의 서막이다.

러다이트 운동의 시발이 된 노동자들의 직기 파괴사건현재 로봇과 AI도입으로 인한 고용감소는 결국 러다이트와 같은 사회적 저항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19세기초 영국, 산업혁명에 따른 실업과 저임금에 항거하여 노동자들이 벌인 최초의 조직적 기계 파괴 운동, ⓒ AI생성


특히 충격적인 것은 우리가 믿어온 '전문성'과 '창의성'의 성벽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AI 수준이 낮아 인간만의 고도의 지능이나 예술적 영역은 침범하지 못할 것이라 낙관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한국은행과 주요 경제 분석에 따르면 회계사, 변호사, 금융 전문가 등 이른바 '전문직'이라 불리는 지식 노동자의 AI 노출 지수가 일반 직종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영상 제작, 작곡, 작사 등 창의적 영역마저 AI의 사정권에 들어왔다. 작곡가와 작사가, 가수까지 단 한 명의 사람도 투입되지 않은 노래가 차트에 등장하고, AI가 그래픽과 편집을 독점한 영상이 스크린을 채우고 있다. "미안하지만 이제 AI가 너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며 창의적이다"라는 냉혹한 계산이 2025년을 기점으로 고용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역사적 통찰: 헨리 포드가 증명한 '노동자의 시장화' 전략

1920년대 포드자동차의 조립라인 모길게 늘어선 컨베이어 벨트는 생산 공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으나, 노동자를 단순 부품으로 전락시키며 극심한 고용 불안정을 초래했다 ⓒ 포드자동차


이 지점에서 우리는 기업이 이윤 추구라는 본능을 조절하고 노동자와 타협했던 역사적 순간에 주목해야 한다.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1914년 헨리 포드가 단행한 '일당 5달러 선언'이다. 1913년 포드는 컨베이어 벨트 기반 이동 조립 라인을 도입해 Model T 생산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지만, 작업이 극도로 단순·반복적으로 변하면서 노동자들이 견디지 못하고 대량 이탈했다.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올커니 당연히 노동자 수를 줄이거나 급여를 낮춰 원가를 더 절감하려 했을 텐데, 포드는 오히려 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포드는 노동자를 단순히 '줄여야 할 비용'으로 보지 않고, 고용이 지속될 수 있는 안정적인 노동시장을 확보하는 '투자 대상'으로 재정의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노동자가 충분한 소득을 가져야 자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소비 기반이 유지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일당을 기본임금과 조건부 보너스를 합쳐 약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 선택은 당장의 비용 증가를 감수했지만, 이직률이 급감하고 훈련 비용이 줄어들면서 총 노동 비용을 오히려 낮췄고, 생산성을 폭증시켰다.

포드의 임금 인상 전략은 미국 대량생산·대량소비 체제의 상징적 출발점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며, 중산층 확대에 기여한 바가 크다. 기업이 비용 절감에만 매몰되어 노동자를 소모품처럼 다루면, 결국 노동시장이 붕괴하고 소비 기반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역사적 통찰이다. 포드가 보여준 것은 컨베이어 벨트 같은 기술 혁신이 노동을 단순화할 때, 노동시장의 안정과 실용적 타협을 선택한 결과가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운다는 사실이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현대차 아틀라스 논란에서 그 "실용적 타협"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낸 쪽이 경영주나 정부가 아니라 노조라는 점이다. 1월 22일 "노사 합의 없이 단 1대도 못 들어온다"는 강경 성명을 냈던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불과 2주도 안 된 2026년 2월 4일 이종철 지부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입장을 재확인했다. "마치 노조가 기술적 발전 자체를 부정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데 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인간과 로봇의 조화를 모색하고 노사 합의로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적 이해단체로서 당연히 무조건 거부를 외쳐야 할 노조가 먼저 '인간과 로봇의 조화'라는 테제로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경영주나 정부가 아직 포드처럼 노동시장 전체를 보는 시야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근로자 측이 오히려 사회적 책임의 일부를 떠안기 시작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비용의 모순을 푸는 열쇠: 생산성 폭증과 사회적 임금의 도입

AI가 가져올 비현실적인 생산성 폭증은 우리에게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타협안을 요구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용 비용을 줄이고 싶어 하고, 노동자는 생존권 유지를 원하는 이 모순을 해결할 열쇠는 '사회적 임금' 모델에 있다.

사회적 임금이란 AI·로봇으로 창출된 초과 이익의 일부를 사회적으로 재분배해, 노동시간이 줄어든 근로자들의 소득 부족분을 국가가 보전해주는 제도다. 원가 상승분을 압도적으로 상회하는 생산성 향상이 명확하다 하더라도 개별 기업은 포드처럼 행동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정부는 기업이 초과 이익의 일부를 '로봇세' 형태로 사회에 환원하게 해야 한다. 국가는 이 재원을 바탕으로 기술 도입으로 인해 노동시간이 단축된 노동자의 소득 부족분을 직접 보전해 준다.

기업은 고용 비용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기술 혁신에 매진하고, 노동자는 줄어든 노동시간만큼 삶의 여유를 얻으면서도 소비력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이해관계의 교집합을 넓혀야만 기업은 파산을 피하고 소비 경제는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인류가 기술의 풍요를 고루 나누며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오랜 꿈에 다가설 수 있는 실질적인 경제적 해법이다.

우리 사회의 과제: '통계적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데이터 시계를 확보하라

여기서 가장 뼈아픈 지점은 대한민국이라는 우리 사회의 안일함이다. 기업들이 전문직과 창의직을 아우르는 직무 대체 전략을 구체화하는 동안, 우리 사회는 여전히 '기술 보급률' 같은 장밋빛 수치에만 매몰되어 있다.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파이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고민보다, 누가 더 빨리 기술을 손에 넣을 것인가라는 속도전에만 정신을 빼앗긴 채, 소멸하는 인간의 가치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

현장에서 터져 나오는 '직무 소멸의 우려'가 어느 정도의 속도로 우리 공동체를 잠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밀한 조사는 여전히 전무하다. 이는 국가 행정의 태만을 넘어 기술이 인간을 지우는 과정에 무감각해진 우리 사회의 집단적 불감증이다. 정부와 사회는 정책을 '블라인드' 상태로 방치하는 직무유기를 멈춰야 한다. 기존 고용 관련 통계 조사에 'AI 및 자동화로 인한 직무 대체 현황' 항목을 즉시 신설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표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어떤 직군이 어느 속도로 소멸하는지 파악하지 못한 채 내놓는 대책은 실효성이 없다. 정교한 데이터 시계(視界)를 지도로 삼아 세 가지 규칙을 제정해야 한다. 첫째는 '로봇세'를 통한 재원의 확보이며, 둘째는 1명을 해고하는 대신 2명이 일감을 나누는 노동시간의 단축이다. 셋째는 국가 차원의 정교한 재교육 시스템이다. 데이터를 통해 격변의 강을 건널 실효적인 구명보트를 설계하는 것, 그것이 국가와 우리 사회의 존재 이유다.

지금 당장 대화의 테이블을 차려야 한다

혁신의 환상에만 취해 있을 여유가 없다. 기계는 소비하지 않으며, 휴가를 가지도, 신형 자동차를 열망하지도 않는다. 인간이 소외된 기술의 승리는 결국 기업의 파산과 사회적 소멸로 귀결될 뿐이다.

정부와 기업, 노동계는 소모적인 대립을 멈추고, 정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교집합을 찾기 위한 대화의 테이블을 즉시 차려야 한다. 그나마 현재차 노조의 2차 성명처럼 노동자들이 먼저 대화를 하겠다니 이제 제대로된 논의들이 시작되어야 한다. 인간을 남겨두는 기술만이 살아남는다는 역사적 진리를 실천적 대안으로 바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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