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AI 거품론’에서 ‘AI 파괴론’으로

백조히프 2026. 2. 26. 15:20
반응형

한겨레

 

AI 거품론’에서 ‘AI 파괴론’으로 

 
  • 수정 2026-02-25 18:31
  • 등록 2026-02-25 15:37
 
 

지난해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이 생산성을 끌어올리며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인공지능 낙관론’과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 규모와 기대가 실제 가치보다 과도한 것 아니냐는 ‘인공지능 거품론’이 맞섰다. 최근 국면이 달라졌다. 인공지능이 지나치게 강력해지면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산업 전반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인공지능 파괴론’이 확산하고 있다.

 

시작은 이른바 ‘사스포칼립스’(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뜻하는 SaaS와 종말을 뜻하는 아포칼립스의 합성어), 즉 인공지능이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급속하게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였다. 앤트로픽이 지난달 업무용 인공지능 비서 ‘클로드 코워크’를 공개한 뒤, 이달 초부터 소프트웨어 기업들인 오러클, 세일즈포스, 워크데이, 어도비, 톰슨로이터 등의 주가가 급락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자산·세무 관리도 비싼 수수료 없이 인공지능이 제공할 수 있다는 전망에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금융기업 주가가 하락했다. 부동산서비스업체, 카드업체, 여행플랫폼, 사이버보안업체 등의 주가도 줄줄이 내렸다. 인공지능이 화물 운송의 비효율성을 크게 줄여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불안에 물류회사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지난 23일(현지시각) 리서치업체인 시트리니 리서치가 공개한 ‘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라는 보고서는 이런 흐름에 기름을 부었다. 이 보고서는 2028년 6월30일에 2026년 2월 이후 전개된 경제 상황을 되돌아보는 형식을 띤, 일종의 가상 시나리오다. 2027년 초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일상 속에 완전히 자리를 잡으면서 여행 예약, 재무 상담, 세금 신고, 법률 업무, 부동산 중개, 카드 결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던 업체가 모두 충격을 받는다.

 

화이트칼라를 중심으로 해고가 급증한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면서 경제가 침체하고,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해 연체율이 올라간다. 그동안 희소한 자원이었던 ‘인간의 지능’이 더는 귀하지 않다는 것, 이 보고서가 짚는 문제의 핵심이다.

 

24일 앤트로픽이 소프트웨어 기업들과의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미국 증시는 가까스로 반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침공’에 대한 우려는 새로운 기술이 발표될 때마다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 보고서의 마지막 문장은 “카나리아는 아직 살아 있다”(The canary is still alive)다. 챗지피티에 물어보니 “대응할 시간이 남아 있다는 뜻”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과연 그럴까. 설사 그렇다 해도 그 시간이 많지는 않을지 모른다.

 

안선희 논설위원 shan@hani.co.kr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