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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고시·7살 고시’?…10대에 대가 치른다

백조히프 2026. 6. 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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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4살 고시·7살 고시’?…10대에 대가 치른다 

 
  • 수정 2026-06-05 12:35

소아정신의학 전문가 천근아 연세대 의대 교수 신간

‘4살 고시’, ‘7살 고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유아에게 과도한 공부 압박을 주면, 심리적 고통이 아이의 뇌를 생물학적으로 변형시킨다는 게 천근아 연세대 의대 교수의 설명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부터 논란이 된 서울 강남 학원가의 ‘4살 고시’, ‘7살 고시’는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결국 지난해 말엔 유아들의 학원 입학시험을 전면 금지하는 법률까지 만들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최근에도 온라인에는 “정부가 시키는 대로 4살, 7살 고시 안 하면 ‘그냥 놀아도 되겠지’ 하다가 나중에 뒤통수 맞는다. 경쟁은 빨리 해볼수록 좋다”라는 글이 올라온다. 그만큼 조기 교육 신화가 이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것이다.

 

“이른 나이에 학습을 시작하면 그만큼 뇌에도 일찍부터 자극을 주니까 더 좋은 것 아닌가요?” 하지만 이런 조기 교육은 영유아의 두뇌 발달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한다는 게 소아정신의학 전문가 천근아 연세대 의대 교수의 생각이다. 영유아기에 가장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뇌 부위는 ‘변연계’라는 ‘정서의 뇌’다.

 

이 때문에 영유아기에 가장 필요한 자극은 국·영·수 같은 인지적 자극이 아니다. 부모와 친밀하게 교감하고 또래와 다양한 놀이를 경험하며 얻는 정서적 또는 사회적 자극이다. 만약 뇌가 설계된 순서와 맞지 않는 인지적 자극이 과도하게 영유아기 뇌에 주어지면, 신경 자원이 분산돼 정서의 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데 방해를 받는다.

너무 빨리 배우는 아이들 l 천근아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1만8800원

 

“우리 아이는 가르치면 재미있다고 좋아하는데요?”라고 반문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하지만 천 교수는 아이가 순응하는 것을 즐겁게 학습하고 있다는 의미로 부모가 착각하는 것일 수 있다고 반박한다. 영유아기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깨닫는 능력이 미숙하고, 부모를 기쁘게 하려는 본능 때문에 마음을 숨긴 채 부모를 따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마음에 쌓인 심리적 고통이 아이의 뇌를 생물학적으로 변형시킨다는 데 있다. 스트레스로 인해 당장의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는 ‘생존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다. 높은 불안과 긴장 상태에 있는 아이의 뇌는 장기적으로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가 된다.

 

이렇게 ‘정서의 뇌’라는 뇌의 기반이 부실하게 지어진 아이는 10대에 이르러 본능을 제어할 ‘브레이크’인 전두엽이 미성숙한 상태로 자라게 된다. 사춘기에 접어들며 급격한 뇌 변화를 견뎌내지 못하고, 작은 학업적 실패에도 쉽게 무너지고 극단적인 반항이나 무기력으로 도피하기 쉬워진다. 따라서 영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가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일상 속 스킨십과 오감 자극으로 뇌를 고르게 깨우고, 발달 단계에 맞는 훈육을 하는 것이라고 천 교수는 강조한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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