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스타디

감춘 재물에 대한 점유권 관련 절도죄와 횡령죄 적용 여부

백조히프 2021. 4. 30. 17:40

여러분, 이번에는 제가 2020년 가을에 들었던 <형법각론> 과목에서 중간고사 대체 과제로 작성한 <점유권 관련 절도죄와 횡령죄 여부>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했었기에 소개해 올립니다. 법학전공자들은 학창시절 본 과목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시고, 비전공자들은 생활법률을 접한다는 마음으로 쭈욱 읽어봐 주시기 바라네요.

아래한글(Hwp) 파일도 첨부파일로 동봉했으니 필요하신 분들은 마음껏 다운로드 받아가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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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각론 중간고사 대체 리포트

 

 

작성자 : 김재민(10201917, 법학과 1년)

담당교수: 류석준 교수

작성일: 2020. 10. 12

 

논의 테마: 감춘 재물에 대한 점유권 관련 절도죄와 횡령죄 적용 여부 판단

 

1. 문제의 내용

 

 

갑이 친구 A의 방에다 숨겨놓은 A의 금반지에 대한 점유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누군가에게 점유가 인정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2. 절도죄의 개요

 

상기 문제의 쟁점인 ‘불법점유권’에 대해 논하기 위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절도죄의 내용적 본질과 의의적 특성을 논하고, 비교를 위해 다른 재산죄인 강도죄와 사기죄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그리고 형법상의 점유권을 이해하면서, 불법영득 의사와 관련된 횡령죄를 알아본 뒤 본 문제에 대한 본인의 결론을 도출해 제시한다.

 

(1) 절도죄의 의미와 의의

 

절도(Diebstahl)죄는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재물을 절취하는 범죄로써 속칭 도둑질을 범한 죄이다. 형법 제329조에서는 이 죄에 대해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재산죄 중에서 재물만을 객체로 하는 가장 전통적이고 소박한 재물죄로써 재물 이외에 ‘재산상의 이익’도 꾀하는 강도죄1), 사기죄2) 및 횡령죄3) 등과 구별된다.

 

(2) 절도죄의 보호법익

 

이 죄의 보호법익은 우선 소유권이다. 즉 재물에 대한 실질적, 경제적 가치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재물에 대한 ‘형식적 소유권’을 그 보호법익으로 한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소유권과 함께 ‘점유’도 그 보호법익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4).

 

점유는 사실상의 ‘재물지배상태’를 의미하며 형법상의 점유는 민법상의 ‘간접점유’ 5)를 인정하지 않는 대신, 민법이 부정하는 ‘점유보조자’도 사실상의 일정 지배권을 가진 점유자로 간주하는 차이가 있다.

 

3. 문제에 대한 논의 쟁점

 

금반지의 원소유자인 A는 자신의 점유지인 자기 주택에서 신의관계에 있는 친구 갑이 자기 집에 들어와 어느 시점인가 A가 점유를 위탁하지 않은 금반지를 슬쩍해 A의 집에 숨겨놓았는데 우연히 그 숨겨놓은 장소와 해당 금반지를 발견했다.

 

 

쟁점 1: 갑에게는 절도죄나 횡령죄, 또는 제3의 어떤 죄가 성립하는가?

​쟁점 2: 갑에게도 ‘점유보조자’로써 사실상의 점유권이 어느 정도 인정될 수 있는가?

 

  

 

    

4. 쟁점들에 대한 본인의 견해

 

(1) <쟁점 1>에 관한 견해

 

갑은 타인의 재물을 어떤 이유든 간에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내적욕망 속에 숨긴 것이 확실함으로 일단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는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 절도죄와 횡령죄의 구성요건 성립!

 

따라서 금반지를 감춘 행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었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횡령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지만, 아직 들고 나가서 자신의 소유로 만들거나 처분하지는 않았기에 절취행위가 실현되었다고는 할 수 없어 절도죄는 면할 것으로 보인다.

 

절도와 횡령같은 재산죄 이외에 생각할 수 있는 죄는, 자신이 훔쳐 은밀하게 보관 중인 물건도 장물로 인정된다면 장물 취득과 은닉죄를 범했다고 할 수 있다.

 

(2) <쟁점 2>에 관한 견해

 

이 문제에 관해 참고가 되는 독일 형법의 학설6)에서는 ‘일상생활의 자연적 관점’에서 점유개념을 판단하는 다수설에 의해, 감춘 물건을 나중에 가져오는데 어떤 장애가 없다면 행위자의 재물에 대한 ‘새로운 점유권’을 인정한다는 것이다7). 하지만 원소유자인 주거권자(A)가 우연히 발견해 회수하는 순간에 행위자()의 사실상 점유지배는 종결되어 A에게 다시 점유권이 돌아간다고 간주한다.

 

‘규범적·사회적 관점’을 견지하는 소수설에서도 주거권자(A)가 행위자()의 배타적 점유영역을 침입한 것이 아니므로 애초 행위자의 재물에 대한 일시적인 점유지배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해왔다.

 

이렇게 다수설이든 소수설이든 행위자(갑)의 사실상의 점유지배가 전자는 주거권자(A)가 은닉품을 발견하는 순간 종료되고, 후자는 처음부터 없었다는 시점이 다를 뿐 갑의 점유권은 결과적으로는 인정될 수 없다는 사실로 귀착된다.

 

본인의 견해는 결과는 같아졌지만 논리적 오류와 언어적 유희에 빠질 뻔한 다수설 보다는 올바른 비판적 법정신을 가진 소수설에 더 큰 지지를 보내며 본 테마 논의를 마친다.

 

<각주>=======

(수정 2)김재민-형법각론 중간고사 대체 리포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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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도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타인의 재물을 강취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케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써 주요 보호법익은 소유권도 포함되는 재산권과 함께 재물유지와 처분에 대한 자유권이다. 이 죄의 성격은 재산죄와 폭행 또는 협박죄의 결합이라 할 수 있지만, 절도죄의 가중적 구성요건이 아니라 이와는 ‘독립된 범죄’라고 봐야 한다 (형법 333조,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미수범 처벌,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병과)

 

2)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의 불법한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하는데, 그 보호법익은 재산권 뿐이므로 기망을 당하더라도 재산권을 침해받지 않을 때에는 본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공무원을 기망해 세금을 포탈하거나 여건을 발급받는 경우, 또 혼인을 빙자해 여자의 정조를 빼앗는 경우(혼인빙자간음죄)는 재산권 침해가 일어나지 않았기에 사기죄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의 대법원 판례들은 재산권 침해여부가 본 죄의 구성요건을 결정하는 필요충분적 잣대가 아님을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백화점의 변칙세일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상술의 정도를 넘는 것이라면 사기죄의 기망행위를 구성한다고 보는 것이다. (형법 347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미수범 처벌, 10년 이하 자격정지 병과) 

3) 횡령죄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범죄이다. 자기가 점유하는 재물을 영득(領得)하려는 점에서 절도죄, 강도죄, 사기죄 등과 구별된다. 이 죄는 재물만을 객체로 한다는 점에서는 절도죄와 성격상 유사하지만, 타인의 점유를 침해하지 않는 점에서 절도죄와 다르다. 형법은 횡령죄를 절도죄보다 가볍게 처벌하는 데, 그 이유는 타인의 재물을 점유하는 방법이 비폭력적이고, 그 동기가 유혹적이라는 데 있다. 이 죄가 성립하는가에 대한 여부는 타인의 재물을 불법하게 영득하려는 의사 여부에 달렸다는 것이 그간 대법원 판례들에 비추어 통설로 자리잡고 있다. (형법 355조,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 미수범 처벌, 10년 이하 자격정지 병과)

 

4) 강구진, ‘형법강의 각론 I’, 박영사, 1983, p.260; 김종원, ‘형법각론(상), 법문사, 1971, p. 178; 손동권, ’형법각론(제2개정판)‘, 율곡출판사, 2006, p. 262; 이영란, ’형법학(각론강의)‘, 형설출판사, 2008, p. 312; 이형국, ’형법각론‘, 법문사, 법문사, 2007, p.377, In: 이재상, ’형법각론‘(9), 박영사, 2013, p. 249

5) 간접점유는 타인에게 물건의 점유를 허락하는 민법상 관계를 말한다(민법 194). 따라서 간접점유자는 원점유자인 직접점유자와 동시에 점유권을 가진다.

 

6) 이정원/류석준, ‘형법각론’, 준커뮤니케이션. 2020, p. 220

 

7) 이러한 학설이나 주장에 의하면 행위자 갑에게는 소위 새로운 점유권 (잠정적으로) 생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