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같다는 소리를 들었네요
오늘(9/30) 아침 느즈막이 일어난 박애숙이 침대에서 비스듬히 누워 조금 일찍 일어나 인터넷 서핑하는 서방을 보고 갑자기 쿡쿡 웃어 쌌습디다. ‘날아가는 서천 새 아랫도리라도 봤나? 왜 아침부터 쪼개며 실실 거리나?’ 했더니 내 옆 모습이 ‘비루먹은 그 뭐냐.. 그 주인 잃은 개.. 그 뭐시냐..’ 하며 뒷말을 못 잇기에 ‘유기견??..’ 하니 ‘그리야, 바로 그 유기견!.. 유기견!’ 하며 본격적으로 콜콜 거리데요.
늙어가며 귀찮다 보니 며칠 간 계속 입은 런닝도 땟국에 젖어 꾀죄죄 하고 아직 면도와 샤워도 하기 전이라 머리숱도 위쪽으로 허옇게 박이 보일 정도로 덤성덤성 빠져 있고, 양 옆쪽은 백발 까치집을 지은데다 똥배는 톡 튀어나와 있지 얼굴은 검버섯들로 덮여있으니 자기 눈에는 영락없이 비루먹은 유기견의 이미지로 소생이 그 순간 비춰졌던가 봄다.
모처럼 괜찮은 이미지 표현 하나 떠올렸다고 득의만만한 채 오전 내내 놀려먹다 오늘 하루종일 잊을 만 하면 너그 KNG 27 동기들에게 얼른 일러줘라 하는 듯이 계속 ‘어이, 유기견! 유기견!’ 하며 도발을 하고 있네요.
자기도 6학년 접어들어 턱 밑은 양겹살로 늘어진데다 근수는 진작 빵빵한 채 쪼글거려가는 얼굴을 화장빨로 가리기가 급급한 판에, 그래도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아직 도회적인 50대 초반으로 봐준다는 허황된 자뻑감에 끝간 데 없이 취해 있심다.
그 엉터리 기세로 먼저 노화의 스피드를 올해부터 슬슬 내기 시작하는 내가 못내 안됐다며 걱정하는 체 하는 뽄새가 좀 많이 같잖아 보임다. 내가 4살이나 세상을 먼저 봤다는 사실은 잊어버리고 이제 지레 늙은이가 된다고 자기관리력이 약하다며 한참 쯧쯧거려 샀네요.
같이 늙어가는 우리 동기들은 어떻게 생각함미까? 외모 꾸미기에는 한평생 관심이 없던 소생이 이제 와서 ‘남루하고 초라한 유기견’ 소리 들어 싸다고 여기는지요.. 버르장머리 없는 마누라의 배우자 외모 비하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꼬불친 비경의 한 수를 가이드해 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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