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철학과 창업가 정신

니체 철학과 창업가 정신

 

불확실성의 시대, 스스로를 창조하는 이들을 위한 사유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

 

오늘은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상을 창업가 정신의 관점에서 고찰하려 한다. "신은 죽었다"라는 충격적인 선언으로 이성 중심의 서양 합리론적 철학계에 쇼펜하우어와 함께 지각변동을 일으킨 니체이지만, 그의 철학 사상 속에는 불확실한 현실에 맞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하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단련하는 '초인(超人)' 같은 창업가의 모습과 깊은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니체의 철학은 결코 가볍거나 안일하지 않다. 기존의 가치 체계를 해체하고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삶과 운명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니체의 사유는 급변하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 속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비전으로 나아가야 하는 창업가들에게 강력한 정신적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1. '힘에의 의지'와 창업가의 동력

 

니체 철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는 '힘에의 의지(Wille zur Macht)'이다. 이는 타인을 지배하려는 단순한 욕망이 아니라, '실존적 존재'인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스스로를 더욱 고양시키려는 '근원적인 생명력'을 의미한다.

 

창업의 과정은 수많은 좌절과 난관으로 점철될 수 있다. 특히 창업 후 바로 들이닥치는 '죽음의 계곡'을 넘어서야 하는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스스로의 아이디어와 비전을 현실로 구현하려는 강한 추진력이야말로 창업가에게 필수적인 덕목일 것이다. 이는 니체가 말한 '힘에의 의지'가 현실 속에서 발현되는 강력한 형태이다. 기존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도전 정신 또한 '힘에의 의지'의 중요한 측면이다.

 

2. '영원 회귀'와 현재에 대한 몰입

 

니체의 '영원 회귀' 사상은 "네 삶이 지금 이 모습 그대로 영원히 반복된다면, 너는 과연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는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이는 '매 순간을 후회 없이 충실하게 살아가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창업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과거의 실패에 얽매이거나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에 사로잡히기보다는, 당면한 문제에 집중하고 현재 이 순간 최선의 판단과 실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원 회귀'의 관점에서 자신의 하루를 되돌아본다면, 사소한 결정이나 행동 하나까지도 의미 있게 다가올 것이다. 마치 매일이 최종 결정의 순간인 것처럼 현재에 몰입하는 태도는 창업가에게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아준다.

 

3. '가치 전도'와 혁신의 정신

 

니체는 기존의 도덕적, 사회적 가치들이 더 이상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았으며, 인간 스스로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모든 가치의 전도(Umwertung aller Werte)'라고 명명했다.

 

창업가는 기존 시장의 패러다임을 허물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내는 혁신가들이다. 남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질문하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을 탐험한다. 사회가 부여한 성공의 기준에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비전과 아이디어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하며 가치의 기준 자체를 새롭게 정립한다. 이러한 창업가의 혁신적인 사고와 행동은 니체가 역설한 이런 '가치 전도'를 현실 속에서 구현하는 과정이다.

 

4. '초인'과 자기 완성의 여정

 

 

니체가 궁극적으로 제시한 인간형은 자신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나오는 '초인(Übermensch)'이다. 그는 나약하고 수동적인 인간상을 극복하고, 스스로의 한계를 끊임없이 뛰어넘어 자신을 완성해나가 일반적 인간형을 뛰어넘으려는 위대한 존재이다.

 

창업의 여정은 곧 자신을 끊임없이 단련하고 극복하는 과정이다. 실패를 통해 배우고, 위기를 통해 더욱 강인해지며, 성공을 통해 한 단계 발전한다. 끊임없이 배우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어제의 자신보다 더 나은 오늘의 자신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창업가의 모습은 니체가 그린 '초인'의 초상과 맥을 같이 한다. 사업의 성공뿐만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인간적으로 더욱 성숙해지고 자신의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초인'적인 역량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한편, 니체 철학은 삶의 고통과 마주하고 스스로에게 엄격한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한다. 이는 고독하고 치열한 창업의 과정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이러한 철학적 사유는 불확실성 속에서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굳건한 길을 걸어가야 하는 창업가들에게 강력한 정신적 무기가 될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정직하며,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창조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미 니체가 이야기한 '힘에의 의지'와 '초인'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내면에 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니체의 철학관을 통해 바람직한 창업가 정신을 다각적으로 살펴보았다. 다소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적 개념들이지만, 그 안에는 불가능을 극복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창업가들의 고뇌와 열정, 그리고 자기 성장의 서사가 깊이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창업가들은 향후 닥칠 힘든 순간들이 찾아올 때, 니체의 '힘에의 의지'와 '초인'에 대한 사유를 곱씹으며 '죽음의 계곡'을 최선을 다해 건너갈 용기와 그 끝에 있을 '실존적 삶의 희열'을 향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