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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수입품’에 15% 관세…세계 무역질서 뒤엎은 트럼프

백조히프 2026. 2. 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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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모든 수입품’에 15% 관세…세계 무역질서 뒤엎은 트럼프

 

 

‘상호관세 위법’ 대법원 판결에 ‘일괄 15%’ 맞불


관세 인하 목적 각국 ‘대미 투자 약속’ 불확실성 고조

 
  • 수정 2026-02-23 13:51
  • 등록 2026-02-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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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조처를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린 미국 연방대법원 건물.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른 법률을 내세워 모든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대응하면서 글로벌 무역 질서가 다시 한번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무역협상과 각국의 대미 투자 약속을 둘러싼 셈법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에 놓이게 됐다.

 

연방대법원은 20일(현지시각) 6 대 3 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무역 상대국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한 것은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시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서에서 “헌법은 과세 및 관세 권한을 의회에 부여하고 있다”며 “이 법은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명확히 위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한국에 부과된 상호관세 역시 무효가 됐다. 다만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한국의 자동차, 철강 등에 부과된 품목별 관세는 이번 판결과 무관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우회로를 택했다. 그는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세계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안에 서명한 뒤, 이튿날 이를 15%로 전격 인상했다. 122조는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 시 대통령이 최대 15% 관세를, 최장 150일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보다 더 많은 돈을 거둬들이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무역대표부에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도 지시했다.

 

이 조항은 외국의 정책이 불합리해 미국 상업에 부담을 준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이 관세를 인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몇달 안에 새롭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관세를 결정·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122조 관세가 부과되는 150일 동안 무역법 301조 조사를 완료해 구조적·장기적인 관세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로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은 한층 고조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에 근거한 전면적·즉각적 관세 부과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무역법 122조에 따른 한시적 관세를 비롯해 무역법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별·국가별 관세가 복합적으로 얽히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상호관세를 무효화한 판결이 나왔는데도 3500억달러(약 507조원) 투자 등 미국과 한 관세협상 결과를 준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청와대와 산업통상부 등은 21일 대책회의를 연 뒤 “한-미 관세 합의 이행 관련 그간 미측과 긴밀히 진행해온 우호적 협의를 지속해나가겠다”는 등의 입장을 밝혔다. 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가 살아 있는데다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 안보협상도 대미 투자 약속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한겨레에 “한국 정부 내부에서 치열한 논의가 있겠지만,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핵추진잠수함 등 한국이 원하는 다른 핵심 이익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큰 도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악관은 “관세 부과의 국내 법적 권한은 달라질 수 있지만, 관세와 무역 합의를 병행해 생산을 미국으로 되돌리겠다는 기조는 변하지 않는다”며 “상호 무역협정을 계속 존중할 것이며, 교역 상대국도 같은 수준의 이행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이본영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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