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0/5)는 집에 도착한 마크 블라이스 책을 찬찬히 살펴보는 시간을 오전 내내 가졌네요. 저자의 성장 프로필이 책 서문에 나와있던데 자신은 스코틀랜드 던디에서 정육점을 하던 부친과 텔레비전 대여업을 하던 모친 사이에서 1967년 출생했지만 어릴 때 모친을 잃고, 일반 육체 노동자로 전락한 아버지 아래서 친조모의 보살핌으로 빈곤한 삶을 옆에 끼고 성장했다 합디다.
그는 당시 영국 사회보장주의의 도움을 받아 부친이 찔끔찔끔 벌어오던 푼돈과 친조모의 기초노령연금을 생계자금으로 삼았고, 저소득층에 공여하는 공공지원 주택 덕분에 길바닥 생활은 면할 수 있었다 하네요. 학교도 복지수혜 아동의 혜택을 받아 무상급식을 받으며 성적 우수생으로 자랐다고 고백했고, 지금은 미국 아이비 명문대학에서 교수생활을 하는 인물로 자리잡았다고 합니다.
자신의 성장사례를 극적인 사회이동성을 구현해낸 손꼽을 만한 예로 평가하며 이 모두가 복지국가가 아니었으면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그 당시의 복지국가 시스템에 대해 감사함을 표하고 있네요. 그러나 최근 빈발하고 있는 서구 각국의 긴축책 시도에서 첫 타킷이 사회적 약자층에 대한 복지예산 삭감인 것을 보고 뭔가 부도덕하고 불공정함을 느껴 이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 결과가 자신의 주저 '긴축, 그 위험한 생각의 역사'의 저술이었다고 밝힙니다.
7, 80년대부터 서구국들에서 방만한 국가재정 적자폭은 늘어나는 복지예산에 있다고 보고 건전한 재정의 준칙이라는 검증되지 않는 시그널을 만들어 놓고 경고음만 울리면 복지예산 삭감을 긴축책이란 이름 하에 제일 먼저 시도하게 권고하는 경제전문가 그룹에게 블라이스는 그 방책이 얼마나 자의적이며 탐욕적 자본가층의 책임전가책이라 것을 역사적 실증 사례를 비추며 그 음모적 허구성을 낱낱이 까발리네요.
저 역시 한국 대학과 대학원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공부할 때 시장의 균형적 기능과 케인즈적 정부의 시장개입까지는 허용하는 주류 경제학 이론을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였습니다. 국가의 재정부채가 늘어 재정적자가 재정준칙에 의거해 위험수준을 넘으면 경제주체 3부분(가계, 기업, 정부)이 고통을 분담하는 긴축책 실시가 당연하다고 믿었지요.
독일 대학에서는 영미식 시장자유주의에 '질서주의적 자유주의'라는 국가의 공정주의적 개입을 첨가한 경제학 이론체계를 만들어 주류경제학의 흐름 속에 집어넣었는데 여기서도 경제정책으로서의 긴축책의 필요성은 1차대전 이후 엄청난 인플레 파동을 겪은 이 나라의 역사적 경험 때문에 영미국들보다 더 큰 선호를 받았네요.
저도 독일에서 좌파경제학인 칼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 분야도 맛을 봤지만 긴축책만큼은 인플레가 급격히 만연할 때는 당연히 투입해야 하는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금단증세같은 고통이 있더라도 말이지요. 그런데 블라이스의 역사적 실증사례들 속에 긴축책을 써서 경기회복을 가져온 사례들은 극히 드물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확실히 알았네요.
거기다 국가재정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국가가 아니라 탐욕적인 수익추구를 하다 한계를 초과해버린 금융기관 같은 자본가층에 있다는 걸 발견하고서는 정형화된 복지예산 삭감적인 긴축잭은 부도덕하고 불공정하기에 결코 안이하게 실행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감지했습니다. 블라이스 말대로 원인제공자가 가장 큰 책임을 지게 '도덕적 해이' 속에 문제를 일으킨 금융기관들은 구제금융 끊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도산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견해에 일말의 동의를 표하면서 말이지요.
조금 있다 큰아들 부부가 추석맞이 방문을 한다니까 오늘 글쓰기는 이쯤에서 마무리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좀 딱딱한 얘기를 했으니 제가 만든 자연과학 분야 테마인 지진에 대한 동영상을 아래에 소개하네요.. 그럼 내일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첫 스타트한 추석연휴 잘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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