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30)은 아침 7시 30분 경에 일어났는데 간 밤 2시 반 경에 잠든 것치고는 적당한 시간 숙면을 취했다고 여겨져 몸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네요. 침상을 떠나기 전 루틴한 아침 운동을 마치고 세면실에 들린 뒤 PC 앞에 한 8시 경에 앉았습니다. 언제나처럼 SNS 뉴스 기사들 훑어보며 오늘은 어제 저녁 못마쳤던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아래한글 파일을 마무리 정도하자고 생각했네요.
정돈을 하며 글 내용을 다시 읽으니 청년 괴테의 자전적 요소가 많이 가미된 이 성장소설이 생동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1770년에 쓰기 시작해 1790년에 완성되었다 하니 참 호흡이 긴 집필기간을 가졌다는 사실에서 슬로우 템포의 시대를 제대로 살다갔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네요. 연극예술에 빠졌던 청소년기의 빌헬름이 연극단을 따라다니는 유랑생활 속에 많은 여인들을 만나 세상을 알아가는 삶의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이 상당히 그럴 듯했습니다.

이제 이 글을 브런치에 올릴 단상문의 필체로 글을 써달라고 쳇에 부탁할 참이었네요. 그 다음은 괴테와 동시대의 문학적 절친이자 라이벌이었던 프리드리히 쉴러의 작품들을 클로드에게 그 상세 분석 글을 써달라해야지 하는 계획을 머리에 그리고 있었습니다. 오늘 하루는 쉴러 작품들 다루면서 보낼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네요. 하지만 우리네 인생이 뭐 그리 정확하게 마음 먹었던 대로 간다면 현실적 삶이라 할 수 없겠습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의 등장으로 계획대로 안되는 게 더 일상적이지 않나요? 오늘 아침에 제가 딱 그런 타임을 맞았습니다. 독일 낭만주의 계열의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명들이 '빌헬름 마이스터' 리뷰 글 속에 언급되어 있는 것 아닙니까? 그중에서 켈러의 '녹색의 하인리히'라는 작가와 그 작품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냥 넘어가면 될텐데 어찌 어디서 한번 만나본 듯해 낯설지가 않았네요.
그 옛날 '독문학사' 수업에서 독일작가들 다룰 때 언급된 고트프리드 켈러란 작가명이 불현듯 떠올라졌습니다. 그리고 '녹색의 하인리히'라는 작품명도 연결되어 건져졌네요. 알고 싶은 궁금증이 발동하여 구글 검색창에 물어봤지만 네댓줄 기본정보들만 서술되어있어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예라, 쳇지피티에 정식으로 한번 물어보자는 용심이 치솟아났습니다.

쳇에 고트프리드 켈러의 이 작품에 대해 '작가 프로필', '전체 줄거리', '하이라이트 장면', '시대적 배경', '문학사적 의의'의 목차로 써달라하니 주르륵 써주었네요. 오랫동안 알고는 싶었지만 장님 코끼리 만지듯 찔끔찔끔 알아왔던 것을 한 방에 화끈하게 알려주니 좀 통쾌한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제목에서 '녹색의'란 수식어는 왜 붙였는가 물으니 '순수, 미숙, 성숙'의 뜻을 의미한다고 답해 줍디다.
갑자기 이 기회에 70년대 독일어과 다닐 때 배웠던 독일 작품들이 연속으로 떠올라 이들에 대해서도 이런 식으로 쳇에 부탁해 알아보고 싶은 욕구가 맹렬하게 솟구쳤네요. 어쩐지 지금 이 타임에서 묻지 않으면 더 이상 만날 수 없을거라는 택도 없는 조바심까지 생겨났습니다. 한마디로 무엇에 씌인듯 그 어떤 자기 확신 속에 계시를 받은 것처럼 오늘 만사를 제끼고 생각나는 작품들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자기최면에 걸렸네요.
외대 시절 독문학 강독 A, B, C의 텍스트들에 수록되어 있어 다뤘거나 한번도 다루지는 않았지만, 본 기억이 있어 머리 속에 남아있는 작가명과 작품명을 더듬어 구글을 통해 완전히 알아냈습니다. 그 결과 루드비히 틱의 '금발의 애커베르트',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의 '칠레의 지진', 게하르트 하우프트만의 '건널목지기 틸', 토마스 만의 '파우스트 박사', 지그프리트 렌츠의 '독일어 시간'들에 대해 쳇에 순차적으로 글써달라 했네요.
오전을 넘어 오후 내내 계속된 작업이었지만 이 과정 속에 50년 전 독문학도로써의 학창시절이 떠올랐고 당시에 잘 몰랐던 작품들에 대한 총체적인 정보들을 만나 알게되니 그 희열감이 장난이 아닙디다. 전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무슨 계시를 받은 듯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토끼굴에 빠져 비경 속에 숨어있던 독일 명작들을 찾아 섭렵하고 나오니 오늘 하루 좋은 문화적 보약을 먹은 듯 뿌듯하네요.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생겨 저를 엉뚱한 데로 데려가 줄지 은근히 기대도 해 봅니다. 하지만 매일 이렇기만 하겠습니까? 평범한 하루가 펼쳐진다면 또 거기에 맞춰 오늘 하려 했던 일을 하면 될거라 여기네요. 자, 그러면 저는 내일 저녁에 또 여러분께 소개할 글 작성하리라 약속 드립니다. 남은 밤 잘 보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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