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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보고서 3: 턱없이 높은 임대료 계약

백조히프 2018. 3. 29. 19:48




편의점 보고서 3: 턱없이 높은 임대료 계약

 


동기 여러분 안녕하신지요?

 

지난 2주간 부산에서 보내다 주말에 김포집으로 올라왔심다. 그동안 점주 와이프로부터 매상이 완만하게나마 오르고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과, 경성대 3년차 재계약도 거의 확정적인 상황에서 좀 흐뭇하게 서초행(남부터미널) 버스에 올라탔는데 백민호 교장으로부터 문자가 한통 와 있습디다.

 

수인공이 이번에 시작한 우리 홈피 자서전 릴레이에 후발 작성자로 동참해 줄 수 있느냐고 말이지요. 평소 남의 부탁을 잘 뿌리치지 못하는 성격인데다, 수인공의 스타트 글들을 보니 아, 저런 식으로 쓰면 되겠구나 싶어 한 다섯번 째 주자라면 해보겠다고 했지요.

 

다행히도 제가 생각하는 순번을 흔쾌히 받아주었기에 앞 주자들이 연재할 동안 제 유년시절과 중고교, 재수-삼수, 대학-대학원, 독일유학, 현대경제연구원-현대중공업, 경성대-편의점 시절 정도로 나누어 기간별 주요 스토리 라인을 구상하고, 관련 사진들도 챙겨 여러분께 제가 지내온, 다소 큰 굴곡없이 밋밋한 인생역정이나마 기억나는대로 소개해 드릴까 함다.



 

다른 한편, 오늘 이 글을 통해 우리 동기제위 중 편의점 계약법과 계약 분쟁에 대해 정통하거나 실무적 경험이 많으신 양반들에게서 타협적인 조언을 듣고자 하네요.



 

평생을 저자거리에는 나가보지 않은 채 자신의 미적 감각에만 적지않은 자부심을 가져오던 와이프 점주가 좀 번듯한 가게외모를 가진 편의점을 해보려 아시다시피 김포신도시 캐널시티란 곳에서 신설점 계약을 했는데, 하고나니 우리 편의점 임대료가 너무 과다하게 책정되어있지 뭡니까?



 

지난번 보고서에서 말씀 드렸듯이 비싼 임대료 때문에 주변 상점들이 입점되지 않아 상권이 형성되지 않는 상황이라 임대주들이 평균 14~18평짜리(우리 편의점은 18) 상가들을 가격다운 시켜 지금 200만원대까지 내려와 있네요.

 

하지만 우리가게는 서너달 전 경쟁사들과 장소선점이 중요한 상황이라 CU측이 임대주가 아니면 말고 식으로 부른 값(320만원)을 선뜻 다 주고 확보한 것 아닙니까? 물론 CU는 와이프에게 이 임대료를 자기들이 1년간 물어주겠다고 와이프를 설득해 하고지비 맘이 간절했던 와이프가 이런 가게터가 내 차지가 되다니!’ 하며 바로 계약한거지요.



 

계약에 대해선 책상물림인 저도 완전 초짜라 주변시세가 그렇다면 그런갑다 하고 별 생각없이 동의했지요. 그런데 한달 운영해보고 나니 이 2년짜리 계약의 가게세를 내년부터 6:4의 비율에 따라 우리가 192만원을 지불한다면 암만 일매출 130~150 정도를 찍는다 해도(지금으로서는 이 목표도 아득한데 말임다) 와이프 인건비 빠지는 수익내기가 힘들 것임이 바로 예상됨다.


그래서 이 기정사실이 된 임대료 계약을 다시 좀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를 우리 전문가 동기들에게 문의해 보네요. 물론 부당계약이 아닌 자유계약이니까 계약 내용은 지켜져야 하는 게 백번 맞지만, 처음에 예측했던 주변 상황이 너무 다르게 전개될 때는 계약 일방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재협상해 볼 여지는 도저히 없는가를 말임다.



 

임대주는 개인 아주머니인 모양인데 처음 계약한 CU측은 1년간은 자기들이 임대료를 모두 부담하니 임대주 코털 괜히 건드리지 말고 좀 더 지켜보자고 와이프를 구슬리는데, 1년 후에는 바로 옆 가게들보다 100이나 더 내는 임대료 속에 영업할 생각을 하니 속이 많이 상하네요.

 

온 가족이 동원되어 운영하는 첫 편의점이, 매출커브는 CU측 전망과는 다르다는 게 눈에 슬슬 보이는데 행운계약을 한 임대주 배만 채우려 노심초사한다 여겨지니 말임다. 2~3주 후에 CU직원과 함께 제가 임대주를 만나 제 생각을 전하면서 재조정의 타협여지를 확인해 보려 하네요.

 

어떻게 임해야 코털 그리 많이 건드리지 않고, 재협상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지 경험많은 동기 여러분의 고견을 기다림다. 좀 도와주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