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파두 뮤직

미샤, 진정한 파두의 계승자

백조히프 2018. 4. 2. 22:26





 
  
 
 

 

 

 
 

망망대해와 이어지는 대륙의 끝 포르투갈의 리스본. 생계를 위해 바다로 떠난 남자들은 가족을 그리워하고, 뭍에 남은 여자들은 남편을 기다리며, 바다를 사이에 두고 그리움과 기대가 동시에 쌓여갔다. 그리고 이 곳에서 바다를 향한 포르투갈인들의 노래, ‘파두(Fado)’가 생겨난다. ‘운명’ 또는 ‘숙명’(Fatum)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포르투갈의 전통 음악 파두에는 한국인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아련한 한(恨)의 정서와 향수가 깊숙이 깔려 있다.


('눈물-La grima', 1994년 공연)

 

('감각의 집게발- Garras dos Sentidos', 공연)

 

 

그러나 오랫동안 파두는 선술집에서 불려지는 슬픈 노래, 또는 투우와 함께 포르투갈의 대표 관광상품이라는 인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잘못된 관념으로부터 파두를 해방시킨 사람이 바로 ‘미샤(Misia)’이다. 미샤는 포르투갈의 전통음악을 단순히 계승하는 데에만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새롭게 하고자 노력했다.

미샤는 파두의 정수인 ‘애수(Melancholy)’와 향수, 서정성을 더욱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주세 사라마구' 등 저명한 문학가들에게 시(詩)를 의뢰하고, 포르투갈 현대문학의 아버지 '페르난두 빼소가'의 아름다운 시를 선택하는 등, 문학적 상상력으로 파두를 보다 더 풍성하게 했다.

또한 파두에 내재하는 '세계 음악의 보편성과 융합'을 잘 파악하여 파두의 정서에 맞는 세계의 아름다운 음악들을 발굴해 새롭게 파두식으로 해석하는 작업에도 힘을 기울였다. 그러한 노력으로 미샤는 실비오 로드리게스의 ‘우니꼬르니오’나 ‘As time goes by’ 그리고 우리가곡 ‘보리밭’을 불러 많은 사랑을 받았다.

미샤의 이러한 노력이야 말로 미샤를 ‘진정한 파두의 계승자’라고 칭송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예술가들 -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아오 피레스를 비롯 많은 기타리스트 등을 불러모아 매력적인 파두의 소리를 되찾으며, ‘거리의 파두’라는 오명을 벗기고 예술적인 경지로 복원시켰다.

미샤의 파두 안에는 슬픔과 기쁨, 기다림과 설레임 그리고 벗어날 수 없는 운명과 동시에 희망 등 모든 인간의 감정들이 함께 녹아 있으며, 신비로운 시적 아름다움으로 가득차 있다. 미샤는 포르투갈의 위대한 유산인 파두를 전통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새로운 예술적인 영감과 현대성을 가미하여 프랑스의 샹송이나 이탈리아의 깐소네를 뛰어넘어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음악으로 만들었다.

 

 

파두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포르투갈의 국민영웅이자 최고의 파두가수인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이다.

 

1999년, 로드리게스가 79세를 일기로 타계하자 그의 장례식은 3일간 국장으로 치루어졌고, 온 국민은 20세기 포르투갈의 영웅이 사라졌음을 크게 애도했다. 이 후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의 뒤를 잇는 많은 파두 가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파두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샤는 파워풀한 목소리와 섬세한 감성으로 파두 특유의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미샤는 파두 음악을 가장 잘 이해하면서 파두를 세계의 음악으로 탈바꿈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진정한 파디스타로 인정받고 있다. 미샤의 이름 앞에 더 이상 ‘아말리아 로드리게스’를 잇는 최고의 파두 가수라는 수식어는 필요치 않다. ‘미샤’ 라는 이름 하나 만으로 우리는 영혼의 깊은 곳을 울리는 파두 음악의 정수를 가슴으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