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의 비즈니스와 경제

강력한 소비주도의 미국경제 현황과 향후 전망

백조히프 2025. 3. 28. 15:51

 

강력한 소비주도의 미국경제 현황과 향후 전망

 

 

백조히프

2024. 11. 25.

 

2013년 초 오바마 행정부 시대 미국경제는 ‘재정절벽’(Fiscal Cliff)이란 용어로 전세계 경제지와 주류 언론의 뉴스면을 뒤덮었다. ‘정부지출 자동삭감조치’가 곧 발동되어야 할 정도로 미경제의 만성적인 쌍둥이 적자 중 하나인 재정적자가 넘어서는 안될 임계선에 임박해 있다는 상황이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 금융계의 연쇄적인 줄도산을 막으려 도덕적 해이에 빠진 금융회사들에게까지 총 1조불 상당의 무제한적 통화공급을 한 당연한 결과였다. 모든 언론들은 이 자동삭감 조치가 실제로 가동되어 연방예산 지출이 한꺼번에 막히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를 연일 대서특필하며 사람들에게 그 귀추를 주목시켰다.

 

<2013년 미재정절벽>

 

연방 공무원들 봉급을 주지 못해 연방 공공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이 조만간 닥친다는 언론보도들에 많은 이들이 긴가민가하면서도 상황 전개를 제법 조마조마하며 지켜보았다. 2013년 1월 말 오바마 행정부는 야당인 공화당과 협상하여 ‘미국 납세자 구제법’을 통과시켜 전 부시정권의 감세책 기간만료를 상당부분 연장하되, 연소득 40만불 이상되는 고소득층에 대한 세율을 인상하여 약 6,000억불의 추가 세수를 확보하여 ‘재정절벽’의 고비를 무사히 넘어갔다.

 

물론 그 뒤로 오바마 정부는 긴축책을 견지하는 가운데, 미 첨단기업들의 혁신적 성장과 강력한 민간가계 소비주도의 경기회복이 다시 어울려 경제위기를 운좋게 벗어나자 그의 2기 재선이 이루어지고, 중기 미재정의 안정화와 경제성장도 재가동되었다.

 

 

그럼에도 지금 2024년이 저물어가는 현재, 미경제에는 쌍둥이 적자폭이 다시 누적되어 재정적자는 1조8,330억불, 교역적자는 수년 간의 대중국 압박으로 2023년에 비해 한 1,000억여불 줄었다지만 여전히 8,500억불 정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재정적자 수치는 재정절벽에 몰렸던 2012년 말의 1조900억불에 비해 7,000억불이나 더 늘었는데다, GDP 대비 퍼센티지로 난리친 그때(6.7%)와 비슷한 6.4%대라는 게 좀 의미심장하다.

 

<미국의 연도별 교역수지적자 추이와 대미국 교역흑자국>

 

2020년 코로나 펜데믹이 전세계적으로 발발했을 때 트럼프 행정부와 뒤이은 바이든 행정부는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수년 간에 걸쳐 재정지출을 5.2조불, 중앙은행 격인 연준위(Fed)에 유동성 공급을 3조불 정도 하여 총 8.2조불을 쏟아부었다. 이 천문학적인 통화공급을 통해 미국경제는 급격한 경기침체를 완화하여 위축된 소비와 고용 부문의 회복을 상당수준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23년 8.2%까지 급상승한 인플레율과 ’20년 말 27조불에 이르던 정부 부채가 ‘24년 말 33조불로 증가한 부작용을 감수해야 했다. 먼저 인플레를 잡기 위해 연준위는 ’22년 3월부터 0.25%였던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여 ‘23년 7월에는 5.5%까지 달하도록 빅 스텝(0.5%), 자이언트 스텝(0.75%)을 밟으며 연차적으로 올렸다. 단 16개월 사이에 무려 5%포인트나 올렸으니 ’80년대 이후 가장 가파른 인상률을 보였다.

 

<미국의 기준금리인상 추이>

 

급격한 금리인상에 경기침체가 다시 가시화되자 연준위는 지난 여름 인플레율이 3%대로 잡혀가는 듯 하다며 0.25%의 금리인하를 행하며 추가 인하의 신호도 암시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22년 ’인플레 감축법’(IRA)을 통과시켜 재생에너지 확대와 제약가 인하로 정부재정 부담을 완화하고, 반도체와 2차전지같은 한국과 대만의 첨단기술소재 기업들을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미국내에 유치하여 교역적자를 줄이려는 정책을 펼쳤다. 거기다 제조 수출기업의 비중이 크지 않은 미국에 ‘수퍼 강세 달러’라는 기조 역시 인플레를 잡고, 교역적자폭을 줄이는데 일말의 기여를 하였다.

 

미국정부의 이런 유연한 통화책과 발빠른 재정책 구사에 힘입어 미국경제는 최근 3년간 2% 초반의 성장률을 보이며 평균 0.8%대의 EU국들이나 0.9%의 일본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괜찮아 보이는 경제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것은 미국의 GDP에서 70%를 차지하는 민간가계와 기업의 높은 소비성향에 상당부분 힘입었다 할 수 있다. 정부가 돈을 풀면 ‘유동성 함정’ 같은 데 빠지지 않고 가계와 기업을 통해 잘 유통됨으로써 경제가 신속하게 회복되는 소비주도적인 복원력에 미국경제의 저력이 있다고 평가된다.

 

그 밖에 세계경제를 이끄는 IT와 AI, 그리고 금융서비스 분야에 미국기업들이 많이 포진하고, 에너지 자립도가 높은 경제구조적 특성들도 미국경제가 갖고 있는 장점들이다. 그런데 트럼프가 1기 이래 ‘아메리카 우선’ 정책으로 부쩍 큰 중국 때리기를 통해 보호주의 장벽을 높이 친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일자리 확보와 교역적자를 줄이는데 경미하게나마 기여하겠지만, 소비자 물가지수를 높여 더 큰 위험인 인플레율 재상승이라는 시한폭탄을 건드릴 수 있다.

 

트럼프가 이번에도 미중하층 저교육 유권자들에게 중국과 미국에 교역흑자 내는 다른 아시아국들을 상대로 보호관세벽을 크게 높여 잃은 일자리를 되찾아주겠다는 포플리즘적 공약으로 2기 집권기를 맞았지만,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구조적인 쌍둥이 적자라는 풀기 어려운 난제를 세심하게 관리하는 정책 외에 별다른 해결책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관리만 잘해도 좋을텐데, 불법체류 이민자들을 군대 동원해 국외로 추방하고, 미-멕시코 국경에 만리장성같은 장벽을 멕시코 측의 비용부담으로 더 높이 쌓으며, 미국 동맹국들에 방위비 잔뜩 물리고, 세계를 우격다짐식 관세전쟁으로 몰아넣어 미경제와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트럼프의 발상은 지속가능성과 실행성 측면에서 너무 얄팍해 참으로 미덥지 못하다.

 

80년대 초 레이건 시대에도 ‘공급중시’ 정책이라며 해봤던 기업에 대한 감세책은 경제를 살리는데 큰 모멘텀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그 때도 그랬고, 지난 10여년 간 우리나라 경제에서도 두 보수정권에서 시도했지만 별무 성과인 것을 실증적으로 경험했다. 그런데도 다시 높은 관세부과를 통해 감세로 인한 재정 세수감소를 상쇄하겠다는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미국민에게 어렵사리 잡아 놓은 인플레율을 수입물가고로 인해 재폭등시키고도 경기는 살아나지 않는 70년대 식의 ‘스테이그플레이션’ 국면을 보여주며 뒤엉켜버릴 것이다.

 

다시 한번 2차대전을 촉발하며 1920~‘30년대에 만연했던 국가 간 각자도생책인 ‘이웃 궁핍화’ 정책과 상대국의 보복관세를 불러일으킨 복수혈전적 ‘관세전쟁’을 재소환해 미국경제와 세계경제 사이에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상생적 교역관계’ 구축에 분탕질을 쳐놓지는 않을까 자못 불안하기 짝이 없다.

 

================

 

  •  
    마닐라공
  • 24.11.26 15:38
  • 첫댓글 트럼프는 장삿꾼이라 우격다짐으로 무리한 요구를 처음에 제시하고
  • 나중에 특별히 봐준다는 식으로 이웃나라를 괴롭히는데
  • 트럼프 1기 집권 때 그에게 약속을 해놓고 이를 실행하지 않는 나라들이-중공,일본,맥시코,유럽 등등-그에게 2기 집권에 이 빚을 갚아야 하겠습니다.트럼프는 미국국익 우선주의라 다른 곳은 몰라도 중공은 많은 압박을 받을 것입니다.그리고 멕시코도 긴장을 바짝 해야 할 것입니다.
  • 트럼프는 관세 인상을 좋아하지만 이는 미국의 소비자 물가를 상승 시키는 효과로 가계를 업박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 미국의 과거 행정부의 감세 정책이 소비 촉진을 가져와서 경제 활성화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습니다.자본주의 체제의 경제의 활성화는 소비 촉진에 있습니다.이에 물가가 범위 밖으로 올라가면 이자율로 조정을 하는데,이는 중앙은행의 본분의 일이기도 하지요.
  • 어느나라나 정부의 고용을 증대하는 것이 경제의 활성화와 복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됩니다.
  • 김재민
  • 작성자 24.11.30 09:18
  • 마공이 트럼프란 인물과 그가 펼치겠다는 향후 정책의 파장에 대해 살펴보는 시각이 소생과 대동소이한 것 같아 든든함다. 지난 주에 중국과 멕시코에 특별관세 물리는 폼이 마공 예상대로 입디다.
  • 미국 소비자들이 이로 인해 수입물가가 비싸지는데 따른 고물가에 대한 비난과 중국의 보복관세로 미국의 수출업자들이 트럼프의 관세정책에 불만을 터뜨린다면 트럼프의 노동자 일자리를 찾게 해주겠다는 정책이 얼마나 커다란 댓가를 치뤄야하는 포퓰리즘인 것을 트럼프와 그의 졸개 네오콘들 스스로가 조만간 깨닫겠지요.
  • 저그도 어느 정도 알면서도 선거에 이기려 획책했겠지만, 미국 중산층과 서민들이 장기 졸처럼 언제나 정책의 부작용 측면의 희생양이 되는게 예나 지금이나 그저 안스럽심다.
  • 마닐라공
  • 24.11.26 17:04
  • 다른나라 신경을 쓸 필요없이 트럼프 제2기의 집권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트럼프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안보 문제는 태평양 연안의 나라 중 미국에 위협이 되는 나라는 중공뿐이 아니겠습니까?
  • 우리는 문재인이가 삐딱선을 탔지만 우리가 미국을 침공을 할 이유가 없으며,정은이만 달래면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할 능력도 안되고,러시아는 이미 허당임이 밝혀졌고,중공도 쌍심지를 돋아서 악을 쓰고 군사적 충돌을 벌릴 것 같이 않고 하니, 무역전쟁으로 중공을 얼반 쥑여서 미국에게 눈도 맞추지 못하게 할 것 같습니다.
  • 이웃집 처녀 믿다가 장가 못간다고,트럼프가 우리에게는 잘 해줄 것이라는 근거없는 믿음은 버리고 그의 재등장으로 재편 될 국제 정세와 변화에 대비하여 정신 바짝 차리고 우리에게 미치는 경제,정치적인 충격에 대비해야 합니다.
  • 김재민
  • 작성자 24.11.30 08:52
  • 다음 정권이 들어서면 트럼프 정권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외교책을 펼칠거라는 예상을 함미다. 중도좌파 정권이 무너진 경제기조도 다시 정비해 민생을 챙길 것이고 무엇보다 균형 감각있는 외교책을 시도하리라 짐작되네요. 북한도 윤정권처럼 무대책으로 방치하며 대결국면만 조성하지 않고, 경제력 비대칭을 십분 활용해 북측을 제법 잘 관리할거라 믿네요.
  • 트럼프를 믿지 말자는 생각에는 확실히 동의함미다. 트럼프의 다음 4년도 곧 지나가겠지요.
  • 이법사
  • 24.11.28 11:57
  • 미국의 근래 경제정책의 핵심을 잘 정리하여 주셨군요. 그 기간을 쭉 여기에 살고 있었기에 더욱 실감이 됩니다.
  • 트럼프야말로 포퓰리즘에 능수능란한 사람이니 깊이 따지지 않는 일반인들은 상당히 농락되겠지만 결과는 그가 떠벌리는 만큼은 신통찮을 것입니다. 미국의 힘이라는 것도 옛날 미국이 아니며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도 예전처럼 만만치 않고 여로 모로 미국과 얽혀 있기 때문이지요.
  • 다만 한국이 참 걱정인데, 지금부터라도 기본적인 정신자세를 바로 가다듬든지 아니면 선수 교체를 하든지 해야지 이 희대의 정치꾼에게 손쉬운 밥이 될 것 같으니 말이지요.
  • 김재민
  • 작성자 24.11.30 09:08
  • 법사가 미국에서 바로 겪었던 사건들이니 그 시절들을 반추하며 감회가 생생했으리라 짐작되네요. 트럼프에게 패한 해리스는 어떻게 권토중래를 준비할건 지도 궁금함미다.. 트럼프가 앞으로 계속 정치적 헛발질을 하다 현역에서 하야하게 되는 껀수는 없을랑가요..
  • 한국은 지나간 정치사를 살펴봐도 윤은 조만간 쫓겨나리라 예견됩니다. 트럼프보다도 깜냥이 안되는 인물이 벼락 대통령이 되었으니 그 직무를 제대로 감당할 수가 있겠나요. 국민들에게 그 밑바닥을 역겹게도 보여줬으니 보수 언론도 이제는 버려야 하는 카드로 그 논조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라를 온통 주술사와 무당들이 설치는 판으로 만들었으니 광대 실험도 이제는 마무리지어야 할 시점이 온 것 같심다.
  • 이법사
  • 24.11.30 11:38
  • @김재민 오늘은 여기가 추수감사절 연휴라 길거리에 차도 덜 다니고 조용한데 들어와 보니 이 홈피도 조용하네요.
  • 내가 보기에는 미국은 당분간 민주당이 힘이 달릴 것 같네요. 미국이 전반적으로 Pax Americana 의 꼭대기를 지나 조금씩 상대적으로 내리막길을 가고 있으니 이럴 때는 국민들이나 정치인이나 제 살 제가 뜯어먹는 포퓰리즘이나 파시즘에 휩쓸리는 것이니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제대로 원대한 지도력을 갖춘 인물이 나오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겁니다. 그래도 옛날 같지는 않지만 미국은 여러 면에서 아직은 괜찮으니 회생의 기회도 없지 않겠지요.
  • 한국은 내가 지난 대선 때 어쩌다 윤석열과 이재명이 각각 무슨 채널인가에 나와 경제정책을 비롯한 같은 주제를 놓고 대담을 하는 것을 보고는 참 윤석열 되면 큰일 났다 싶었는데 되데요. 윤석열이 하는 얘기는 무슨 말을 하는지 끝까지 듣기가 괴롭데요. 그런데도 그리 당선된 데는 무엇보다 이른바 주류 언론이라는 보수 언론의 책임이 커 보이는데 걔들도 이제는 안되겠다 싶은가 보지요? 김박 말대로 걔들이 이제 윤통을 버린다고 해도 자기들 책임지는 일이나 손해는 조금도 안 보려 할 테고 다음 정권을 미리부터 옭아 매고
  • 이법사
  • 24.11.30 15:11
  • @이법사 길들여 놓으려 할 테니까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얽히고 요설이 난무할 겁니다. 무엇보다 지난 한참 동안 청년들의 정신이 좀 흐릿해졌고 상승하던 국민들의 기개와 가치관이 뒷걸음질 친 게 안타깝네요. 좋은 날에 힘 빠지는 소리만 늘어 놨네요. 아무튼 미국이나 한국이나 잘 되기를 바래 봅시다.